찬바람-훈풍‥일년내내 롤러코스터

3고 현상 상반기 내수 냉각
수출도 전년동기 40% 감소
구제역·럼피스킨 잇딴 발생
백신·소독약 위주 판매 급증

정부, 인체약품 제조시설서
반려동물 약품 생산 가능케
대기업 시장진입 우려 높아
국산 써코백신 수출 청신호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2023년 계묘년도 동물약품업계에 바람 잘 날이 없던 해였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촉발된 고곡가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삼고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며, 이의 여파로 상반기 동물약품 내수시장은 내내 찬바람이 불었다.
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까지 내수시장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 줄었다. 
수출 역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상반기 동물약품 수출액은 1억2933만1000불로 전년 동기 2억1235만2000불보다 무려 40%나 감소했다. △화학제제 3849만6000불(-7.6%) △의료기기 2721만2000불(+30.4%) △라이신(원료) 2448만1000불(-78.7%) △부스틴(화학제제) 2040만9000불(+2.3%) △백신 1707만3000불(+22.4%) △의약외품 166만 불(+82.8%) 순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동물약품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원료인 ‘라이신’ 수출 감소의 영향이었다. 실제 라이신은 중국산 저가 공급량 증가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며 수출량이 급감했고, 동남아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 경제 악화로 외화 반출을 규제함에 따라 완제품 수출 역시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청주발 구제역 발생에 이어 10월 부안발 럼피스킨 발생으로 백신과 소독약 등 판매가 봇물을 이뤄, 올해 전체 통계가 나오면 일정 부분 상향될 것으로 보여진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올해 동물약품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정부가 인체약품 제조시설에서 반려동물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다. 인체용의약품 제조회사가 동물약품을 생산할 경우 기존 제조시설 외의 동물용 의약품 제조시설을 따로 설치해야 하는 중복투자 부담이 있었으나, 기존 시설을 활용해 동물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에 국내 동물약품업계가 술렁였다. 업계는 인체약품 대기업의 동물약품시장 진입시 자본력과 마케팅 우위를 통한 생태계 파괴로 중소 동물약품업체들은 존립 자체가 어렵다며 반대 의견을 개진했고, 정부는 기존 축산용 중심의 동물약품업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려동물용으로 제한하고 기존 업계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은 22개 성분 의약품으로 대상을 선정했다.
가축질병의 유행주가 달라짐에 따라 동물약품업체들이 앞다퉈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써코 바이러스의 경우 기존 PCV2a형과 PCV2b형 외에 PCV2d형까지 방어할 수 있는 백신 출시가 두드러졌고, 저병원성 AI의 경우 기존 Y439형과 Y280형을 동시 방어할 수 있는 제품군이 대거 출시됐다.  
아울러 내년도 축산물 PLS 제도(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본격 시행을 앞두고 동물약품 안전사용을 위한 관련 품목 허가변경이 이뤄지기도 했다. 
고무적인 소식은 한국산 써코 백신의 대중국 첫 수출이 가시화된 것이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의 절반에 해당하는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데다, 양돈백신 중 써코백신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큰 만큼 대중국 수출이 본격 추진될 경우 국내 동물약품업계에도 큰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동물약품업계에 환한 소식만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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