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도태량 약 13% 늘고
베트남 수출량 급격 감소
수출선 다변화 서둘려야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최근 산란성계육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다.
양계협회 고시가 기준으로 지난해 3월까지 1.8kg당 700~900원 선이었던 산란성계육 가격은 4월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1년 이상 300원에서 머물고 있다.
현장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실제 산란성계육 가격은 마리당 100~200원 수준으로 작업비 70원을 제하면 농가 수취가는 30~130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발생으로 전체 산란계의 22%가 살처분된 상황에서 산란성계육 가격은 왜 바닥일까.
전문가들은 주요 수출국인 베트남의 소비 둔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산란성계 도태량이 평년보다 13% 가량 많아 재고가 많았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로 베트남 수출량이 60%까지 떨어졌다는 것. 즉 국내 산란성계육의 70%를 소비하던 베트남 수출길이 좁아지며 전체적으로 재고 부담이 큰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베트남은 관광업이 전체 GDP의 8%를 차지한다. 매년 적게는 9200만에서 많게는 1억1000만명의 관광객이 유입됐고 이 매출이 절대적이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산란성계육 소비도 급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진출기업에 납품하는 물량만 해도 월평균 32만 마리에서 6만 마리로 감소했다”면서 “지금부터 닭을 잡지 않더라도 6~7개월을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이 베트남 현지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이에 동조했다. 
“국내 냉동창고마다 산란성계육이 꽉꽉 들어찬 상황에서 판매가 부진하다 보니 재고 부담이 큰 상황”이라는 그는 “현재 노계 10마리를 잡으면 3마리만 팔리고 7마리는 쌓이고 있다”면서 “성계도계장 모두 거래처가 아닌 농장의 닭을 잡길 꺼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겨울 살처분으로 국내 산란계의 1/5 이상이 날라갔다. 시장논리 상 가격이 뛰어야 할 시기에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산란성계 수출업체 모두 재고 물량을 떠안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같은 상황은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19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베트남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 때문에 향후 산란성계육 가격전망도 비관적인 시각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에 대해 김양길 계란자조금관리위원장은 “산란성계육 수출이 베트남에 집중돼 있다 보니 물량이 조금만 줄어도 업계에 큰 타격을 끼친다”며 “캄보디아, 미얀마,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로의 수출선 다변화와 함께 원료육으로의 사용 확대 등 국내 소비처 확충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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