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씨수소로 전국 목장을 개량한다

‘싼 게 비지떡’ 편견 깨고

선도 목장들 크게 늘어나

검정 결과 능력 ‘독보적’

고능력 수정란 도입 10년

딸소들 고품질 우유 쑥쑥

 

 

한국형씨수소를 활용한 계획 교배로 목장의 개량을 앞당기는 선도 목장들이 크게 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들 목장들의 높은 성적과 활약은 그동안 한국형씨수소와 관련해 ‘저렴한 가격=낮은 품질’이라 여기는 일부 낙농가들의 편견을 깨고 한국형씨수소의 우수성을 다시금 재입증한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07년 도입 수정란 드디어 빛 봐

한때 70%를 넘어섰던 국내산 정액 점유율은 수입 정액을 취급하는 업체들의 인적·물적 파상 공세로 좀처럼 활성화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외국산 정액은 가격이 비싼 만큼 품질이 우수하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일부 낙농가들의 경우 국내산 정액을 기피하는 경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형보증씨수소가 저평가 받고 있는 것과 달리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에서 최근 선발된 한국형씨수소 딸소 보유 농가의 검정성적 분석 결과 이들은 생산능력과 체형성적이 독보적으로 높아 한국형보증종모우의 능력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에 따르면 ’07년 캐나다에서 상위 0.3% 이내 높은 개량능력을 가진 암소로부터 채란해 도입된 고능력 수정란으로 ’10년부터 약 5년간 후대검정사업이 진행돼 17마리 후보우 가운데 5마리가 한국형씨수소로 선발됐다.

고능력 수정란을 들여온 뒤 약 10년 만에 빛을 본 것이다.

특히 이들 한국형씨수소들의 딸소는 우수한 생산능력과 고품질 우유를 생산하고 있어 현장에서 한국형씨수소 개량사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2010년 전국 후대 검정 농가에 뿌려진 1만여 스트로의 후대검정 정액으로 태어난 700 여두의 후대검정 딸소의 생산 능력을 통해 한국형씨수소의 우수성과 한국형유전자원의 역할과 활약에 대해 살펴본다.

 

방방곡곡서 활약하는 딸소들

나이스(208HO10228, 후대검정 정액번호 HK-233)의 딸소를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 평창의 하평목장(대표 진병수)에 단연 돋보이는 젖소가 있다. 현재 1산에 1만6234Kg의 305일 성적을 기록하고 비유일수 450일에도 일일 30Kg을 생산하고 있는 261호(하평 에어레이드 HK-228 0261호)가 바로 한국형 씨수소 나이스의 딸소다.

2014년 전국 1산우 평균 검정 유량은 8959Kg인데 나이스 딸소들의 1산 평균은 9271Kg으로 무려 300Kg 이상 높게 나타났다.

싸이먼(208HO10222, 후대검정 정액번호 HK-222)의 딸소는 전북 순창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유정목장(이근용 대표)의 기대주인 유정 258호(유정 팀스터 HK-222 258호)는 현재 착유일수 369일에 29kg 내외를 생산하는 1산차 소로 305일 유량이 1만963Kg, 유단백율 3.1%, 체세포 18.7만 cell/ml 이다. 아무리 고가의 정액이라도 수태율이 떨어지면 목장 운영에 큰 장애가 된다는 이 대표는 후대검정정액이 특별히 수태율이 좋은데다 생산된 딸소들 모두 258호처럼 생산능력과 체형이 모두 좋아 크게 만족하고 있다.

비스토(208HO10223, 후대검정 정액번호 HK-223)의 딸소는 전북 정읍 샘골 목장(오방근 대표)의 소다. 105호(성실 HK-223 0105호)가 주인공으로 목장 평균 산유량보다 200Kg 이상 높은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전국 평균 1산우 심사점수 77점에 비해 높은 심사점수 83점으로 유방과 지제가 좋은 젖소로 꼽힌다. 현재 2산우로 체세포가 목장평균 16만cell/ml에 절반인 한 8만 수준이다.

스타트(208HO10233, 후대검정 정액번호 HK-233)의 딸소는 충남 공주 청신목장(대표 류수상)의 효녀소다. 현재 3산 분만을 기다 리고 있는 청신158(7447)호로 전체 우군에서 선두그룹에 속해 있는 높은 유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305일 유량 1만1961Kg, 유단백 3.3%, 체세포수 6만cell /ml 이다. 16개월 초임을 시작으로 매 산차마다 초 발정에 수정이 성공 되는 등 번식 성적 또한 우수하다. 체험목장을 함께 운영하며 누구보다 치열한 목장관리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형씨수소의 덕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킹스맨(208HO10238, 후대검정 정액번호 HK-233)의 딸소는 경기도 고양시의 새벽목장 (박승대 대표)에서 사육중이다. 한국 홀스타인품평회에서 미경산우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새벽 742호는 외모 만큼 이나 생산능력도 뛰어나 1산 305일 유량이 1만2275Kg, 유단백율 3.3%, 체세포 19만 cell/ml이다. 새벽목장은 한국형씨수소와의 인연이 각별하다.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 그랜드 챔피언을 무려 2회나 수상한 새벽목장의 첫 번째 수상이 바로 한국형씨수소 제주도(208HO 10948)의 딸소였다.

 

“캐나다 고능력우에서 생산한 수정란사업으로 진행된 한국형보증씨수소 선발이 10년 만에 빛을 보게 됐습니다. 이들의 딸소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활약하며 한국형보증씨수소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어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한 마리의 젖소 씨수소를 선발하기 위해서는 씨수소 딸 소가 태어나고 이 딸 소가 우유를 생산해 능력을 평가받아야 가능하다. 그야말로 오랜 기다림과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더욱이 이번에 선발된 한국형씨수소는 지난 ’11년 국내 FMD 발생으로 후대검정정액으로 수태시킨 암소들이 새끼와 함께 매몰되는 눈물겨운 과정 속에서 생산되어 더욱 의미가 크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딸소의 높은 능력이 입증된 만큼 젖소개량사업소는 한국형씨수소에 대한 우수성을 홍보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차 소장은 “국제 유전능력평가에서 최상위 순위를 유지하는 우수한 한국형씨수소들이 많은 가운데서도 한국형씨수소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국형씨수소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홍보하는 일에 더욱 집중해 이들이 낙농 개량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 소장은 또 “아무리 좋은 유전적 형질을 가졌다고 해도 그 나라의 기후와 환경, 질병에 맞게 개량되지 않으면 개체의 유전 능력을 발휘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면서 “가축개량기관과 검정기관, 농가들의 협력 사업으로 소중한 열매를 맺은 만큼 한국형씨수소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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