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돈협회 청년분과위원회(위원장 한동윤)는 청년한돈인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네덜란드 양돈 전문가를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13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와게닝겐대학교의 로버트 호스테 교수는 “네덜란드에서는 기록관리를 철저히 하는 양돈장만 생존했다”며 “데이터를 농장 간, 혹은 전문가와 공유해 취약점을 보완하는 노력은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축산물 가격이 급등해도 대부분 인위적인 가격 조절 정책은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호스테 교수의 강의, 청중과의 질의응답, 강의 후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네덜란드의 양돈장들은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유럽에서는 농장 간 데이터를 공유하고 서로 취약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개방적인 문화가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양돈장의 성적이 높은 비결은 무엇인가.

“기록관리, 소통, 사료원료 선택, 질병 차단 등을 통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성과와 관리 방법의 공유, 사료효율과 육종기술의 개선, 스마트 장비의 도입 등 여러 요소가 결합 됐다. MSY가 1956년 14.5마리에서 2022년 31마리로 증가한 것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이다.”

- 돼지 폐사율은 어떻게 되나. 

“네덜란드의 돼지 폐사율은 4~5%로, 한국의 평균 10%보다 낮다. 질병 유입 위험 요인을 치밀하고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 1인당 모돈 300마리 관리 비결은.

강의에서 관리자의 숙련도에 대해 강조했다. 

“유럽의 양돈장은 가족농 중심으로 가족 외 1명 내외를 고용하는 저인력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이는 유럽의 관리자 기술 수준이 높고,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농장 인력 1인당 모돈 300마리 정도를 관리한다. 양돈산업의 효율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 관리자의 교육과 업무 개선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높은 숙련도와 스마트팜 기술의 효과적 활용이 중요하다. 농장 성적은 관리자의 숙련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 최근 몇 년 사이 네덜란드 돼지 가격의 급등락 원인은 무엇인가.

“2019년 중국에서 ASF가 발생하면서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이 급증했다. 여기에 맞춰 유럽은 돼지 사육 마릿수를 늘렸다. 그러나 중국 양돈산업이 빠르게 정상화되면서 유럽의 돼지고기 가격은 폭락했다.

이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코로나19로 인한 사료 가격 상승, 스페인의 PRRS로 인한 폐사율 증가, 동물복지 관련 법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돼지 사육 마릿수가 크게 줄었다. EU는 8%나 감소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작년에 네덜란드 양돈농장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저의 35년 양돈 경력 중에 이 같은 대호황은 처음 경험했다.” 

- 우리나라는 현재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할 때는 할당관세 등을 통해 값싼 외국산 축산물을 수입해 유통시키고 있다. 유럽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유럽에서는 축산물 가격 변동에 대해서는 대부분 시장의 흐름에 맡긴다. 가격 변동에 따라 정부가 대처하는 프로그램은 있지만, 대부분 가축전염병이 크게 확산하는 등의 비상시에만 시행한다. 그것도 가격이 폭락했을 때 육가공업체들이 돼지고기를 수매해 냉동 보관할 수 있도록 보존비를 지원하는 정도뿐이다. 소비자가 농축산물 가격 동향을 보며 높으면 덜 사먹기 때문에 수급 조절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 양돈장에서 암모니아 배출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EU는 국가별 암모니아 배출 한도를 부여하고 있다. 양돈농가들은 그린 라벨 인증제도를 통해 축산냄새를 줄인다. 사료의 단백질 함량을 줄이고, 슬러리 관리 기술을 개발해 암모니아 배출량을 감소시켰다. 또 돈사 바닥을 경사지게 해 분뇨와 뇨의 즉시 분리, 정기적인 청소, 슬러리 냉각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돈사를 청소할 때는 가축분뇨 재활용수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