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 마릿수 역대 최대
무관세 수입·소비 급감
협회 “농가만 피해 봐”

 

없어서 문제더니 이제는 남아서 골치다.

최대 성수기인 설을 기점으로 산지 계란값이 약세로 돌아선데다 추가 하락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어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계란가격은 지난달 들어서만 세 차례 하락을 거듭했다. 설을 앞둔 지난 2월 2일 전 품목 7원이 하락한데 이어 직후인 15일에는 4원이 인하됐고 21일에도 왕·특란은 7원, 대·중란은 4원이 떨어졌다. 27일 현재 산란계협회의 계란 고시가격은 왕란 154원, 특란 150원, 대란 142원, 중란 131원, 소란은 118원이다.

이는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지난해 말 역대 통계상 가장 많은 7700만 마리를 넘어서며 계란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은 평년보다 저조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가 무관세로 계란을 수입해 시중에 유통한 점과 설 명절이 지나며 계란 소비가 급감한 것 역시 이유로 지목된다.

실제 통계청의 가축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7720만2000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했고, 전 분기보다도 1.4% 늘었다. 이중 생산에 가담 중인 6개월령 이상 계군은 5656만5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4.5%, 전 분기 대비 4.2% 증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 역시 “2월 일일 계란 생산량이 4621만 개로 전년 대비 2.8%, 평년 대비 6.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계란 생산량 증가로 산지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소비자가격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이 같은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우세하다. 향후 계란시장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들에 모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산란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산란종계 입식마릿수는 11만2320마리로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했고, 산란용 병아리 판매마릿수는 415만8000마리로 전년 대비 무려 7.4% 증가했다. 반면 산란노계 도축마릿수는 229만6000마리로 전월보다 22.4%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노계군이 많은 상황이다.

김재홍 산란계협회 국장은 “지난해 하절기 산란용 병아리 입식마릿수가 전년 대비 증가한 상황으로, 이 계군들이 올 상반기 계란 생산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3월 개학이 시작되며 급식 등의 영향으로 계란값이 반짝 상승하겠지만 상반기 내내 저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홍 국장은 이어 “더욱이 정부는 산란계농가들의 입장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물가안정 정책에만 목을 메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면서 “산지에서는 계란값이 생산비 이하로 떨어질까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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