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인간을 ‘사회적 동물’로 규정한 사람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기원전384~기원전322)다. 

이 세상에 태어나면 누구나 서로간의 관계를 맺어가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으며 그 틀에서 벗어나면 고립되어 사회와 멀어지게 된다. 

부모로부터 밥상머리교육을 받고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난 다음 사회로 진출하게 된다. 사회는 학교에서 배운 전문지식을 실천하는 실전의 경쟁터로 관용과 배려가 그리 녹록치 않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회의 낙오자로 지목되어 사회생활이 어렵다. 

경쟁은 치열하고 승진은 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로써 승진에서 누락되면 당사자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모든 면에서 의욕을 잃게 된다. 

 경쟁이 심한 미국사회는 진정으로 자기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25%에 불과하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는 1990년도 장기 불황이 시작되면서 취업에 적기를 놓친 청년들이 집에 틀어박히면서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가 양산되었다. 

당시 20~30대였던 ‘은둔형 외톨이’는 이제 40~50대 중장년이다. 

일본 내각부의 조사에 따르면 40~64세 ‘은둔형 외톨이’인구가  61만 명으로 추산되고 이로 인한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2019년 도쿄에서 농림 수산성 차관까지 지낸 70대 아버지가 게임에 빠져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은둔형 외톨이’40대 아들을 살해한 일도 있어 일본에서는 ‘은둔형 외톨이’가 전세대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고립과 은둔의 청년이 넘쳐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에 발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 보고에 따르면 “국내 고립과 은둔 청년이 5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들의 경제활동 포기 등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연간 7조 원 정도”라고 발표했다. 

구직 활동 포기로 인한 손실이 연간 6조7000억 원, 고립 생활로 인한 건강 악화와 빈곤에 투입되는 복지비용이 한 해 2000억 원 정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고립과 은둔의 원인은 무엇일까. 

주로 취업실패와 대인관계를 들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가 매우 중요하며 사회적인 틀 안에서 상호간의 의사가 통하지 않아서 사회를 등지고 혼자 살아가는 안타까운 현실이 비일비재하다. 

고립과 은둔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의 약 2.6배나 많은 것은 아마도 여성이 취업의 과정에서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이들이 은둔에서 벗어나 당당한 사회일원이 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인 장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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