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농가들 피해 호소

 

최근 북극발 한파가 연일 이어지면서 꿀벌 동사(凍死)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영하 40℃에 달하는 북극 한기가 한반도로 내려와 평년 기온보다 평균 3℃ 이상 낮아진 강추위가 지속되며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갑자기 낮아진 기온으로 추위에 민감한 꿀벌이 집단으로 동사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양봉농가들은 “벌이 떨어지고 있다”며 낙봉(동사)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양봉농가들은 지난해 11~12월에 나타난 이상고온이 꿀벌 면역력을 떨어뜨려 꿀벌 동사가 확산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평균 낮 기온이 10℃ 이상 웃돌면서 꿀벌이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시기에 벌통을 이탈해 활동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극발 한파가 덮치며 생체리듬이 깨진 꿀벌이 속수무책으로 동사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꿀벌 소멸 재발에 따른 개체수 급감도 꿀벌들이 추위를 견디는 능력을 감소시켰다. 적절한 개체수가 확보되지 않은 벌통일수록 동사한 꿀벌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의 한 양봉농가는 “한파 경보가 발효된 경기 지역 양봉농가들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겨울에는 8~10% 정도가 일반적인데, 올 겨울은 이보다 두세 배 많은 꿀벌이 동사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 “벌통에 강화 스티로폼과 건축용 보온팩을 설치하고, 보온 담요까지 덮는 등 월동준비에 최선을 다했지만 벌통 밑으로 꿀벌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경북의 한 양봉농가는 “상대적으로 덜 추운 남쪽 지역의 양봉농가들도 꿀벌 동사가 예년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살아남은 꿀벌들도 이미 허약해진 상태로, 오는 5월에 꿀을 제대로 채밀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정년기 꿀벌전문 수의사는 “변화막측한 이상기후로 갈수록 양봉농가 낙봉 피해는 가중될 전망”이라며 “꿀벌들은 서로 뭉쳐 열을 내며 추위를 견디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무엇보다 꿀벌 개체수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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