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항 조합장 ‘변화와 혁신, 강한 축협’ 공약…하나 둘 현실로

기업가 정신 조합에 접목
조합 확장 위한 투자 전략
가축시장 활성화로 성과
‘스마트경매시스템’ 도입

중대재해처벌법 적극 대응
청년 조합원 계류 도우미
여성 조합원 조식 서비스
화합과 나눔 문화 정착케

‘축산종합물류센터’ 확보
신용·경제 사업 균형 성장
조합 실익 환원사업으로
한우 육포사업도 준비 중

보성축협 가축시장 내부 전경.
이춘항 보성축협 조합장. 

 

달라졌다. 안전모 아래에 자리한 두 눈은 자신감이 충만하다. 

다시 마주한 이춘항 조합장은 이전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5개월 전 보성축협 조합장 취임 첫 인터뷰 때만 해도 말을 아끼던 그였다. 

이러한 자신감의 발로는 조합원들의 열렬한 지지 때문이 아닐까? 취임 후 “변화와 혁신으로 강한 축협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현장에 빠르게 반영, 이 조합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환영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 협동조합이라는 특수법인을 이해하고, 조합 확장을 위한 적극적인 전략적 투자와 경영전략이 성과를 거두면서 초선 조합장이란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춘항 신임 조합장이 취임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보성축협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그 시작은 다름 아닌 보성축협의 상징 ‘가축시장’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보성축협 가축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유가 궁금하다.

가축시장은 조합의 상징이자 얼굴이다. 가축시장 활성화는 해당 조합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생각한다. 출장마릿수, 거래마릿수, 유찰마릿수가 많고 적음뿐만이 아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떤 서비스를 조합원과 방문고객들에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가축시장의 질은 달라진다. 

우리 조합 가축시장은 지난해 말 스마트경매시스템을 도입하며 최신 시설로 탈바꿈했다. 전국 어느 축협의 가축시장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시설을 가졌다. 여기에 지난해 8월부터 ‘안전사고 없는 무재해 가축시장’을 선언, 선도적 안전 가축시장의 출발을 알렸다. 

조합 차원에서 안전사고를 철저히 대비할 수 있는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먼저 가축시장을 포함한 전 사업장에 심장제세동기를 비치하고, 안전관리 비용 예산을 따로 책정해 선제적으로 대응토록 했다. 

또 가축시장 및 단미사료공장 현장업무 시작 전 준비운동을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했으며, 무엇보다 직원들과 가축시장에 출입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전국 축협 중 최초로 ‘안전모’를 제공하고 있다. 50인 이상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해당되지만 의외로 조합 사업장은 미진한 부분이 적잖이 있었다. 

게다가 가축시장은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합장 취임 후 안전 분야에서 제일 먼저 변화를 시도했다. 안전장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전모 착용이 귀찮고, 어색할 수 있지만 이 간단한 장비가 안전과 생명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더구나 안전장비 구비와 착용은 법적으로도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의무다. 

 

 

- 보성축협 가축시장만의 또 다른 장점이 있다고 들었다.

나눔 문화다. 보성축협 여성조합원들(23명)이 가축시장 방문고객들에게 하절기에는 더위를 식혀줄 식혜를, 동절기에는 추위를 잠시 달래주는 깨죽을 제공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가축시장 내 구내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청년조합원들(35명)도 가축시장 계류도우미로 나섰다. 직원들이 적은 인원으로 출장우의 상·하차를 전담해 온 가운데 청년조합원들이 힘을 보태겠다고 자원해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은 줄이면서 업무 효율은 높이는 보성축협 가축시장만의 화합과 나눔 문화가 정착하고 있는 것이다. 조합을 위해 헌신한 보성축협 여성조합원들과 청년조합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또 전액 지자체 자금지원으로 교체된 계류대 걸고리는 소가 계류된 각도의 차이로 좋은 가격 형성에 큰 도움을 준다. 

축산종합물류센터도 빼놓을 수 없다. 가축시장과 맞닿아 있어 고객들이 가축시장을 방문해 업무를 보면서 필요한 물품을 바로 구입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배합사료, 조사료, 톱밥에서부터 2000여 종류의 축산기자재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특히 보성축협에서 보급 중인 ‘비둘기 엘리베이터’(특허출원 완료)도 관심이 뜨겁다. 

비둘기 엘리베이터는 비둘기 등 조류로 인한 사료손실과 질병 전파를 차단할 목적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비둘기를 살상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포획할 수 있는 장비이며, 축산농가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올해 조합이 추진하는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

지난해 보성축협은 조합설립 이래 역대 최고 당기손익인 47억6000만 원을 거뒀다. 종합업적평가그룹 1위에 도전 중이고, 채권관리도 16년 연속 클린뱅크로 선정됐으며, 2023년 상반기에는 최고등급인 그랑프리 등급에 올랐다. 

이와 함께 현재 축산종합물류센터 일대 부지를 확보하면서 1만여 평 규모의 전국 최대 가축시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이 치우침 없이 골고루 성장하는 모습이다.

이는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애정과 조합사업 전이용 덕분이다.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인 만큼 올해는 조합원 실익지원 확대부터 시작하려 한다. 조합원 편의 제공을 위해 조사료 저장창고와 회의실을 신축할 예정이고, 조합원 교육지원예산을 21억9500만 원(1억9100만 원 증액)으로 편성했다. 

청년조합원 교육, 한우아카데미 교육 등 교육지원사업도 확대해 조합원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올해 신사업으로 ‘보성축협 한우육포사업’도 준비 중이다. 인근 장흥축협육포가공공장과 협업해 OEM 방식으로 한우육포를 생산·판매해 보성군과 보성한우를 홍보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보성축협이 바뀌고 있다. 조합설립 50주년을 맞아 전남을 대표하는 강한 축협으로 도약을 시작했다. 취임 후 약속한 변화와 혁신은 지난 8개월간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조합 안팎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고 자부한다. 믿고 동참해 준 조합원, 조합 직원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합원들이 날 선택한 이유는 하나다. 보성축협을 살리라는 명령이다. 무엇이 우리 조합을 살찌우는지, 어떤 경영이 조합원들을 잘살게 하는지를 고민하며 발로 열심히 뛰고, 배우며, 경청하겠다. 쉽지 않을 여정이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여건이 어렵다고 해서 포기하면 되겠는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부터 차근차근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임기 내에 성장동력을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내가 조합원들께 보답하는 길이다. 이제 숨 고르기는 끝났다. 

가축시장에서 깨죽을 제공하고 있는 여성조합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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