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시장도 2024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으며 지난해 연말의 하락세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양상이다. 건조한 날씨로 인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미 산지에 상당한 양의 비가 내림에 따라 옥수수와 대두는 강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가격은 일주일 사이에 2.4% 내렸으며, 대두 가격은 낙폭을 확대해 3.3%까지 내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미 시장의 옥수수 및 대두 생산 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상품 컨설팅 및 중개기업인 스톤엑스(StoneX)는 2023/24 시즌 브라질의 옥수수 생산량을 1억2460만 톤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곡물공급공사(CONAB)가 지난해 12월 수급 전망에서 밝힌 1억1853만 톤보다 높지만 미국 농무부가 지난해 12월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에서 밝힌 1억2900만 톤에는 미치지 못했다. 스톤엑스는 2023/24 시즌 브라질의 대두 생산량을 1억5280만 톤으로 대거 낮춰놓았다. 지난해 12월 수급 전망 보고서에서 브라질 곡물공급공사는 1억6018만 톤, 미국 농무부는 1억6100만 톤으로 제시한 바 있다. 
옥수수, 대두 대비 소맥 가격의 하락세는 더 두드러졌으며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맥 선물가격이 일주일 사이에 3.7% 내렸다. 파나마 국적의 한 선박이 곡물을 선적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다뉴브강에 위치한 항구로 향하던 중 러시아가 설치해 놓은 기뢰에 부딪혀 갑판에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소맥 가격은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으나 달러 강세가 곡물 가격의 하락 압력 요인이 됐다. 미국의 주요 겨울밀 산지 생육 상태 양호 역시 소맥 가격의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 겨울밀 산지인 캔자스주에서의 생육 상태 우수 등급은 43%로 한 달 전의 32%에 비해 11%포인트 올랐다. 인도 식품부는 인도의 2023/24 시즌 소맥 생산량을 1억1400만 톤으로 전망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기록적인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해 소맥에 대한 수출 통제를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곡물 시장과 연계된 외부 시장의 변화 역시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고공행진을 하던 미국 주요 증시들이 새해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대형 기술주들 일명 메그니피센트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이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도 경제 상황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놨다. 
국제 원유 시장은 큰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하마스 지지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해 이 지역 운항이 중단되면서 유가가 치솟았다가, 미국 주도의 다국적 안보 작전과 글로벌 선사들의 홍해 운항 재개 소식에 유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후티가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으며 글로벌 선사들이 다시 운항을 중단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란에서 의문의 폭발 사고가 발생하고 리비아의 엘 사라라 유전이 시위로 인해 폐쇄됐다는 소식 역시 전해지면서 유가는 하루 만에 3% 이상 급등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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