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하던 원유생산량 회복세 현상유지 기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증가
럼피스킨으로 생산 기반 축소
백신접종 영향 감소 가능성도

‘용도별 물량조정협상위’ 구성
3년차 적용될 물량 본격 협상
외국산과 경쟁방안 마련 시급

[기고] 윤형윤 낙농진흥회 원유수급본부 본부장

 

원유사용량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2023년 우리나라 낙농․유가공산업은 전반적으로 전환점이 된 해였다. 낙농 선진국가(유제품 수출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 이행으로 국내 낙농․유가공산업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보완)하여 ‘원유의 사용 용도별 차등가격제도’를 도입하였다.
동 제도는 원유수요자에게 수요에 부합하는 가격과 물량으로 원유를 공급하고, 낙농가가 안정적으로 원유를 재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기반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지난 20여년 전부터 운영해온 원유 생산쿼터 제도가 걸림돌 일 수밖에 없었으나, 낙농가들의 양보와 협력, 정부의 재정확대 노력, 원유수요자의 자발적 참여로 제도를 시행할 수 있었다. 물론 산업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우리 낙농산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본다. 다만 산업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여 이 제도를 보완해나가는 것이 향후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2023년 용도별 원유기본가격 조정은 낙농가와 원유수요자의 양보와 협력으로 잘 마무리되었지만, 소비자 물가인상이 이슈화 된 상황에서 우유(유제품) 가격 인상 관련 기사가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우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이로 인해 우유가격에 대한 지불의향이 많이 떨어진 사실은 산업구성원들이 인정해야 할 결과이다.
아울러, 9월 말 최초 발생한 럼피스킨(Lumpy skin disease) 전국 확산 등으로 낙농가들이 많은 어려움(백신접종으로 인한 유량 감소 등)을 겪었으며, 원유수요자들 또한 소비기반이 약화되면서 경영상 애로사항이 클 것으로 본다. 본 글에서는 2023년 국내 낙농산업 동향을 살펴보고 2024년 원유생산량 전망, 제도운영 및 산업구성원들이 풀어야 할 숙제를 화두로 던지고자 한다. 

 

# 생산기반
 9월 기준 쿼터를 보유한 낙농가수는 2022년 말 대비 2.6% 감소한 4,486호이며, 2020년 4천호대로 낮아지기 시작하여 매년 3.6%수준 감소하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5년간 매년 200호 수준의 농가가 폐업하고 있는 반면, 신규로 진입하는 농가는 100호 이내에서 지속 감소하고 있어 2024년 낙농가수는 4천 2백호 수준으로 전망된다. 
국내 총 젖소 사육두수는 2022년 대비 1.1% 감소한 386천두, 착유두 두수는 193천두로 나타났으며, 2020년 이후 총 사육규모의 48.9∼50.2% 수준을 착유우군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농가별 젖소 사육규모는 2022년 대비 3.5% 증가한 88두로 2020년 이후 매년 2%수준 증가하며 농가의 규모화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사육비용 상승, 높은 쿼터구매가격, 각종 환경규제 강화 등이 사육규모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23년 3분기까지 젖소 두당 산유량은 27.3㎏으로 전년 동기간(27.6㎏) 대비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4분기에는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원유 생산량
2023년 원유생산량은 전년(1,975천톤) 대비 2.3% 감소한 1,930천톤 수준이 생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료가격, 각종 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7월까지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8월 이후 전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전국적인 럼피스킨 백신접종으로 인해 두당산유량이 일시적으로 10∼2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원유 품질
11월까지 낙농진흥회 낙농가의 유지방의 평균 검사성적은 4.1%수준(3.8%이상 86.8%)이며, 유단백은 3.3%(3.2% 이상 88.2%)로 나타났다. 체세포수 검사성적은 평균 19만/㎖으로 생산량의 95.7%가 1·2등급(1등급 61.3%)으로  나타났으며, 세균수는 생산량의 99.6%(10만/㎖ 이하) 물량이 1A·B등급(1A등급 91.4%)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 용도별 원유기본가격 조정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우유생산비는 2021년 대비 13.7% 증가(842.95→958.71원/ℓ)하였고, 경영비는 15.2% 증가했다. ‘원유의 사용 용도별 차등가격제’ 규정에 따라 낙농진흥회는 지난 6월부터 생산자 및 소비자로 구성된 협상 소위원회를 11차례 운영한 결과 음용유용 원유기본가격을 기존 ℓ당 996원에서 88원 인상된 1,084원, 가공유용 원유기본가격을 기존 800원에서 87원 인상된 887원으로 결정하였다. 아울러, 변경된 용도별 원유기본가격은 소비자 물가부담 완화 등을 고려하여 10.1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 원유사용현황
2023년 10월까지 음용유용(시유, 발효유, 유음료) 원유 사용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1.7% 감소하였으며, 가공유용(치즈, 분유, 연유 등) 원유 사용량도 원유생산량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8.6%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 원유 생산량 전망
 2024년도 원유생산량은 2023년 대비 소폭 증가(1,930∼1,942천톤)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상반기 동안 사료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22년 상반기 대비 3.1% 감소하였으나, 2023년 하반기부터 원유생산량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2024년에도 현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럼피스킨 발병(11.20기준 23호, 1,700여두 살처분, 약 24톤/일)으로 생산기반 축소, 백신 접종(구제역, 럼피스킨) 영향 등으로 원유생산량이 2023년보다 감소할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하고 있다. 

 

# 제도운영
낙농진흥회는「원유의 사용 용도별 차등가격제」시행 3년차(2025년) 준비를 위해 2024년 6월부터 ‘원유의 용도별 물량 조정 협상위원회(생산자3, 수요자3, 진흥회1)’를 구성(운영)하여 2025년 적용할 용도별(음용유용, 가공유용) 물량을 협상하게 된다. ‘원유의 사용 용도별 차등 가격제’규정에는 1단계(6년), 2단계(4년)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1단계 기간 중 2년간(2023-2024)은 용도별 구입·판매물량을 유지하고, 2025년부터는 협상에 의해 새롭게 용도별 물량을 조정하게 된다. 

 

# 산업구성원들이 풀어야 할 숙제     
원유 생산의 특수성(동고하저)을 고려하면서 원유수요자들의 경영여건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환경 조성, 소비기반 확대노력, 국산유제품이 수입유제품과의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 도입 등은 낙농산업 관계자가 2026년 이전에 정착시켜야 할 제도이며 풀어 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국내 낙농가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안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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