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는 안전·위생, 소비자 신뢰하는 먹거리 초점

생산 과정 저탄소 기술 적용
배출량 10% 이상 감축 인정
작년부터 한우에서 시범사업
정착되면 환경문제에서 해방

인증 농가들 공통 실천 사항
‘조기 출하와 분뇨관리’ 관건
사양 관리·메탄줄이기에 집중
바닥 교체·교반·환풍기 활용

전북 고창군, 전북대와 공동
한우브랜드 ‘청춘한우’ 출범
최대 10개월 단축 한우 생산
전국에 유통 홍콩 수출까지

소비자들이 저탄소 한우를 쉽게 식별하도록 인증마크가 부착돼 있다.
이력제를 통해 저탄소 한우의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생산단계에서도 일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가는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축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저탄소 축산물인증 사업을 본격화했다. 

저탄소 축산물 인증은 생산과정에서 저탄소 축산기술을 적용해 농가 평균 배출량보다 10% 이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경우 받을 수 있으며, 지난해 상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한우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저탄소 인증 농가는 △조기 출하 △탄소 저감 분뇨처리 △에너지 절감 시설 △도체중 향상 등의 특징적 기술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환경문제 등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질 뿐만 아니라 농가의 가축 사육개월령 감축을 유도할 수 있어 생산비와 분뇨·환경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저탄소 인증 축산물 홍보 리플렛.

#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란

무항생제, HACCP, 깨끗한 축산농장 등 정부 인증(7개) 중 1개 이상을 사전에 취득하고 탄소 감축 기술을 활용해 해당 축종의 평균 배출량보다 온실가스를 적게(10% 이상) 배출한 농가를 인증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도를 통해 농가의 저탄소 생산 방식을 확산하고 축산 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도모하기 위해 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인증 농가는 한우 농가 가운데 71호가 선정됐으며 이들은 사육관리 개선(조기출하), 가축 분뇨관리,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등 탄소 감축 효과를 인정받았다. 내년부터는 축종을 확대한다. 젖소와 돼지까지 축종을 확대해 인증하는 한편, 저탄소 인증 판매 업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축평원 관계자는 “시범사업에는 한우만 포함됐지만, 내년도 젖소와 돼지까지 축종을 확대해 시행하고 내후년 본사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면서 “축종별 평균 배출량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농가를 발굴해 인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탄소 축산물인증 기간은 3년으로 축산물 품질평가원이 사후관리를 하며, 통과한 농가만 재인증을 받을 수 있다.

 

# 저탄소 인증 한우 농가 ‘조기출하·분뇨관리’ 중점

인증받은 농가들이 공통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은 조기 출하와 분뇨관리다. 기본적으로 사육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반기 인증 농가 가운데 조기 출하부문 우수농가로 꼽힌 전북 고창 소재 중우농장 김문석 대표는 “사육개월령을 단축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거양할 수 있도록 핵심 우수 암소 축군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면서 “장내 발효에 의한 메탄가스 생성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사양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창녕의 성소농장 안성빈 대표도 “사육기간 단축을 위해 단계별 사양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라면서 “이와 함께 축사 바닥 교체와 교반, 환풍기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 ‘청춘한우’ 저탄소 한우 사육 선도

전북 고창군은 저탄소 인증제도가 시행되기 이전 이미 전북대학교와 함께 저탄소 한우 브랜드 ‘청춘한우’를 출범하고 선두에 섰다. 

고창 청춘한우는 지난 2년간 링크 3.0 사업단과 고창군의 청춘한우사업단의 산학협력을 통해 소의 사육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이를 개체별로 추적해 계측 검증하는 시스템을 개발 완료했다. 이를 통해 청춘한우는 오랜 시간 사육 기간 단축을 목표로 한우 개량에 집중했으며 그 결과, 전국평균 30.7개월(22년도 거세우) 대비 최대 10개월을(21개월령) 단축시킨 저탄소 한우를 생산해 냈다.

롯데백화점을 통해 전국 유통을 시작한 청춘한우는 2023년 8월 홍콩에 저탄소 한우를 수출하는 성과까지 이뤄냈다. 

‘청춘한우’를 통해 현재까지 500여 마리의 한우가 유통된 가운데 청춘한우 측에 따르면 등급 출연율이 전국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청춘한우를 통해 49마리를 출하한 결과를 살펴보면 평균 근내지방도는 6.4, 도체중은 433kg, 출하개월령 23.6개월이라는 의미있는 성적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춘한우 소속 농가 가운데서는 첫해 6농가가 저탄소 인증을 획득했다. 

 

# 소비단계서도 인증 활용…유통업계도 관심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를 소비자들이 식별할 수 있도록 제품의 포장에도 저탄소 인증마크를 부착했다. 인증마크 외에도 이력제와 연계해 이력 정보로도 소비자들이 인증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추석에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올가 홀푸드 등이 저탄소 인증 한우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가치 소비를 강조했다. ESG 경영 철학에도 부합한다는 취지에서 유통업계는 저탄소 한우에 대한 인지도를 확산하고 향후 소비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한우 부문의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를 보완하고 내년 젖소와 돼지까지 축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증 기준을 고도화하고 서류·현장 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인증제도 안내와 홍보를 활성화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축평원 관계자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사업을 통해 환경문제 등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생산비와 분뇨·환경문제를 줄일 수 있도록 제도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고창부안축협은 관내에서 생산된 저탄소 한우를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을 통해 저탄소 한우가 판매되고 있다.

 


    

저탄소 축산물인증 인증 조건

  1. 친환경 축산물, 깨끗한 축산농장, HACCP 등 사전 지정받은 농가.
  2. 기준연도 출하실적(거세우)이 20마리 이상이거나, 신청일 기준 사육 마릿수가 100마리 이상.
  3. 탄소감축기술을 1개 이상 도입해 축종별 평균 배출량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 
  4. 인증 조건에 따른 정량평가를 통해 60점 이상 획득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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