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소맥, 대두 등 주요 곡물 가격은 대내외 변동 요인에 따라 오르고 내리는 폭을 달리하고 있지만 방향성은 어느 정도 같게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흐름이 깨어지고 선물 시장에서는 품목 간 스프레드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소맥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나 대두 가격은 반대로 큰 폭으로 하락하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옥수수 가격은 5거래일 연속해서 상승한 이후 조정을 받아 반락하는 등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최근 소맥 가격의 급등 원인으로 중국이 미국산 소맥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꼽을 수 있다.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공급 제한과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호주의 생산 부진으로 중국이 미국산 소맥으로 눈을 돌려 지난 10월부터 미국산 연질 적색 겨울밀(Soft Red Winter Wheat, SRW)을 대량으로 구매해 오고 있다. 중국이 지난 4일 440,000톤, 5일 198,000톤, 6일 372,000톤의 미국산 연질 적색 겨울밀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미국 농무부는 일일 판매 실적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호주의 기상 악화로 인한 작황 부진은 계속해서 소맥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호주 남동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해 소맥의 품질이 떨어져 상당량이 제분용으로 쓰이지 못하고 사료용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 농업자원경제청(ABARES)은 2023/24 시즌 호주의 소맥 생산량 전망치를 2550만 톤으로 발표했으며 지난 시즌 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소맥 시장의 수급 전망 불안 우려 역시 가중되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연질 적색 겨울밀(SRW) 선물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24년 3월 인도물은 지난 6일 부셸당 6달러 33.50센트로 거래를 마쳐 9월 6일 6달러 34.50센트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미국의 견고한 수출 판매 실적으로 옥수수 선물 가격도 5거래일 연속해서 상승하는 장이 형성됐으나 외부 시장의 약세 요인과 최근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상승세는 둔화됐다. 최근 유가 급락이 옥수수 가격의 하락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원유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어 자발적 감산에 들어가기로 했으나 시장은 의무적인 감산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며 유가를 끌어내렸다. 
OPEC+ 산유국들의 자발적인 감산에 대한 회의론이 계속해서 시장에 영향을 미쳤으며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유 수요 감소 우려로 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지난 6일 거래된 24년 1월 인도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69.38달러에 장을 마쳐 70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7월 3일 69.18달러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유가 급락으로 인해 식물성 기름 및 유지작물 가격의 하락세도 두드려졌으며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두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대두 24년 1월 인도물은 지난 6일 부셸당 12달러 95.50센트로 10월 11일 12달러 72.25센트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남미 시장의 기상 여건 개선과 브라질의 대두 수출 확대 전망으로 인해 대두 시장은 강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브라질 곡물유지작물수출협회인 ANEC은 올해 브라질의 대두 수출량을 1억 110만 톤으로 전망해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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