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AI 등 악성 가축전염병 발생 등의 사태를 맞으면서 소비자들의 안전한 축산물 요구가 강해지면서, 소비자들은 동물복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반려동물에서 동물복지는 필수적인 사항이지만, 산업동물에는 반려동물에서와 같은 과도한 복지는 많은 투자 비용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와 오히려 질병 전파를 증가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물복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동물복지를 반려동물 복지와 산업동물 복지로 나누고, 국내 상황에 맞는 한국형 동물복지정책이 필요하다.

1. 동물복지란
동물이 건강하고 안락하며 좋은 영양 및 안전한 상황에서 본래의 습성을 표현할 수 있으며, 고통, 두려움, 괴롭힘 등의 나쁜 상태를 겪지 않는 것을 말한다.
유럽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처음에는 동물학대 방지를 목적으로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동물보호와 복지 개념까지 발전했다. 
동물복지의 근간인 동물을 위한 5대 자유는 다음과 같다.


① 배고픔과 갈증, 영양불량으로부터의 자유
② 불안과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③ 정상적 행동을 표현할 자유
④ 통증, 상해,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⑤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현재 동물보호의 대상이 되는 동물은 애완동물이나 산업동물뿐만 아니라 생물학, 의학용 실험동물까지 미치고 있다. 또한 연구기관은 실험동물 취급에 관한 지침을 정하고 있다. 또 야생동물에 대해서도 멸종 위기를 막는다는 환경보전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동물보호의 관점에서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소위 동물애호는 동물보호와 거의 같은 뜻이지만, 애호 쪽이 좀 더 감성에 치우친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인권과 대치하는 것으로 동물권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그중에는 동물의 ‘이용’을 일체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2.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 
국내에서도 지난 2012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가 도입됐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란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소, 돼지, 닭, 오리농장을 국가가 인증하고, 인증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마크’를 표시하는 제도이다.
동물복지 농장에서 사육되고 동물복지 운송·도축과정을 거쳐 생산된 축산물과 그 가공품에는 ‘동물복지 축산물’ 인증마크를 표시할 수 있다.

 

3. 동물복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 
대부분의 악성 가축전염병은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동물복지만 하면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방목 등은 4계절이 뚜렷한 국내 환경하에서는 도리어 동물에게 추위와 더위, 굶주림 등의 고통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야외에 방목 시 악성 가축질병이 더 많이 발생하고 빨리 전파·확산된다. 최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발생 원인은 바이러스이다. 집약산업형 축산이 낳은 산물이 아니다. 동물복지형 축산이 미흡해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유럽 국가들이 꺼낸 ASF 대책은 동물복지형 축산 기준이 아닌 차단방역 수준을 높이고, 아울러 사냥꾼을 이용해 멧돼지를 더 많이 잡거나, 국경에 철책을 높이 세우는 것이다.
  
4. 한국형 동물복지가 필요하다.
농장주는 가축이 질병 없이 잘 커주기를 희망하여 시설, 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사료와 충분한 음수,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양돈 선진국인 유럽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자국 축산을 보호하기 위한 일환으로 동물의 복지에 대해 준비, 연구, 투자를 지속해왔다.
축산 기반이 약한 우리나라에서 당장 유럽 수준의 높은 동물복지를 시행하는 것은 많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가축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주어 생산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적절한 사육 환경과 밀도를 정해, 한국형 동물복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단계적 동물복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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