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통당 생산량 크게 증가
꿀벌 소멸 피해 회복됐다”
정부, 조사결과 ‘문제없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행태
지속 소멸 관측 문제 호도”
농가, ‘전체 생산량은 무시’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11월부터 재발이 잇따르고 있는 꿀벌 소멸을 두고 정부와 양봉농가 간 온도차가 뚜렷하다. 
최근 정부는 꿀벌 소멸 피해가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발표했지만, 양봉농가들은 “일부 농가들의 꿀벌 개체수가 늘어났다고 해서 꿀벌 소멸 회복을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또 “이상고온으로 꿀벌응애가 급증했고, 전국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관측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문제가 없다고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는 벌꿀 생산량을 근거로 꿀벌 소멸 피해를 회복했다고 판단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아까시꿀 생산량은 벌통당 26.8kg으로 평년(2017년, 17.7kg) 대비 51% 이상 늘었다. 월동 전(8월~10월) 양봉농가 사육현황 조사에서도 꿀벌 증가율이 79.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봉농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조사 결과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국내 전체 벌꿀 생산량의 10%를 수매하는 양봉농협은 올해 벌꿀 생산량을 흉작으로 결론 냈다. 올해 벌꿀 생산량은 2만4094톤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48.47%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벌통당 벌꿀 생산량과는 별개로 꿀벌이 소멸돼 전체 벌꿀 생산량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꿀벌 개체수에 관해서도 정부와 양봉농가의 입장이 상반된다. 정부는 꿀벌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사육군수를 안정적으로 회복했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11월 들어 꿀벌이 급감하면서 벌써부터 내년 채밀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경기의 한 양봉농가는 “8월~10월은 양봉농가들이 채밀 이후 월동을 대비해 새롭게 꿀벌을 보강하는 기간이라 꿀벌 개체수가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11월부터 꿀벌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꿀벌 소멸 피해가 비교적 양호하다고 알려진 양봉농가 몇 곳을 찍어서 진행하는 현장 조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한 양봉산업 관계자는 “올해 6월에도 정부와 지자체는 양봉농가들이 꿀벌 개체수를  확보하고, 벌꿀 생산량도 충분하다고 발표한바 있다”며 “사실 벌통당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꿀벌 사라짐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되풀이 되고 있는 비상식적이고 잘못된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는 양봉산업 종사자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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