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지난달 8일 포항제철소 공사현장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근로자 200여 명이 치료를 받았고 한 명은 숨졌다. 보건당국은 A업체가 납품한 계란덮밥 도시락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면서, 계란을 그 원인으로 추정해 관련 계란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살모넬라는 계란 외에도 포유동물, 설치류, 조류 등 생물의 분변과 채소·토양·물 등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식중독균이다. 혈청형도 2400개 이상으로 분류되는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비위생적인 식재료와 접촉한 주방기구, 도마, 사람의 손, 샐러드용 야채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다.
이는 포스코 집단 식중독의 원인이 계란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포스코에 도시락을 납품한 A업체는 평소에도 식품 위생관리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란업계가 발끈하는 이유는 또 있다. 살모넬라 식중독만 발생했다 하면 그 원인을 계란에서부터 찾고 보는 정부의 행태 때문이다. 지난해 김밥 전문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고 당시에도 정부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도 전에 “김밥에 들어간 계란이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다수의 언론들은 ‘“김밥집 식중독 계란 만진 손 때문?”..전문가 “이것만 주의하면”’, ‘고양 김밥집 집단 식중독 환자 98명..“계란 업체 같아”’ 등의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에그포비아(계란 공포증)’가 확산됐다.
물론 해당 김밥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계란과 이곳에 계란을 납품하는 농장의 계란을 검사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식중독=계란’이라는 오해를 종식시켜 줄 것을 촉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같은 정부의 발표가 계란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을 씌워 소비 저하로 이어지는 등 결과적으로 계란산업과 관련 종사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말 한마디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여파는 의외로 크다. 아직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정부는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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