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곡물의 주간 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대두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으며 소맥 시장도 강세를 나타냈다. 옥수수 시장은 외부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출렁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대두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중국에서의 수요 확대 전망과 남미 시장의 건조한 날씨로 인한 파종 지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계속해서 늘어나 4분기에는 2600만 톤을 수입하겠으며 2023년 수입량이 1억500만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브라질 수출 시즌이 끝나가는 9월부터 갓 수확한 미국산 대두가 세계 수출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는 평소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의 브라질산 대두 구매는 대폭 늘어났으며 4분기 수입량의 45%를 브라질산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 산지 기상 악화로 인한 대두 파종 지연 문제 역시 대두 가격의 상승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이 됐다. 브라질 농업 컨설팅 기업인 아그후랄(AgRural)에 따르면 브라질의 대두 파종 속도는 3년 만에 가장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생산 주인 마투그로수주는 건조한 날씨로 인해, 남부의 파라나주는 홍수로 인해 파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맥의 경우 세계 기말 재고 수준이 기존보다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강세장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지난 2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11월 세계 곡물 수급 전망을 발표했으며 2023/24 시즌 세계 소맥 생산량은 7억8510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40만 톤 상향 조정됐다. 소비량과 교역량 증가로 생산량 증가분이 상쇄됐으며 세계 소맥 기말 재고량은 3억1510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420만 톤 줄었다. 라니냐 현상으로 지난 시즌 소맥 생산량이 급감했던 아르헨티나가 이번 시즌에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 기상 악화로 인해 기대 이하의 생산량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문제가 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곡물거래소는 2023/24 시즌 아르헨티나의 소맥 생산량 전망치를 낮춰 154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로사리오 곡물거래소는 더 하향 조정해 143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중국의 옥수수 산지 추운 날씨 형성과 눈 소식으로 인한 수확 지연 문제가 대두되면서 강세장을 형성하기도 했으나, 외부 시장과의 관계에서 원유 가격 폭락에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전개됐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원유 공급 제한 우려는 커지지 않았으며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유가를 끌어내렸다. 미국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한 날씨가 형성되어 옥수수 수확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 역시 옥수수 가격의 하락을 견인했다. 미국 농무부(USDA)의 주간 작황 보고서를 살펴보면 11월 5일 현재 미국의 옥수수 수확률은 81%로 작년 동기 대비 4%포인트 뒤처졌으나 최근 5년 평균 대비해서는 4%포인트 앞서 있다. 
미국 농무부의 11월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주요 곡물 공급국의 생산 전망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기상 변화로 인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곡물 생산량이 어떻게 조정되느냐에 따라 곡물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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