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 유일하게 동물과는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인간은 괴기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데 우리는 놀라움을 금할 길 없다. 
고대 로마의 ‘아피키우스’는 굴지의 재산가로 괴팍한 음식을 찾아서 먹는데 재산을 다 탕진하고 더 계속할 수가 없어 음독자살한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맛있는 음식을 먹는 미식(美食)의 순교자라고 부른다. 그가 먹었던 것을 보면 플라밍고( flamingo·홍학)의 혓바닥요리, 공작의 골찜, 낙타의 뒷꿈치 스프로 보통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프랑스 소설가 듀마(1802~1870) 역시 뒤지지 않는다. 그는 스위스에서는 곰 스테이크(steak), 러시아에서는 늑대 족발, 튀르키예(터키)에서는 개(犬·견)의 귀, 이집트에서는 악어 코, 아프리카에서는 사자의 꼬리를 먹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우리 선조들의 취미도 참으로 다양하다. 조선 숙종 때 실학자였던 홍만선(1643~1715)이 농서 및 가정생활서로 엮어낸 ‘산림경제(山林經濟)’라는 책에 보면 민간에서는 물오리나 꿩, 원앙 등이 낳은 알을 주워다가 집에 있는 닭에게 품게 하여 야생 조류를 키웠다고 하며, 특히 선비들은 두루미(학)를 키우는 것을 선호했다고 한다. 
하지만 임금은 왕이었던 만큼 ‘애완동물’로 삼을 수 있는 짐승은 약간 남달랐다. 연산군은 강아지를 특히 좋아하고, 표범, 호랑이, 곰까지도 좋아 했다고 하니 특이하다. 숙종이 예뻐했던 금묘(金猫)라는 고양이는 숙종이 돌아가시자 식음을 전폐하고 조금 후에 죽었다고 조선왕조실록은 전하고 있다. 연산군의 아버지 성종은 사슴과 백조, 원숭이와 매를 길렀다고 하니 가히 동물애호가 임에 틀림이 없었다.
희귀한 취미가 이제는 돈벌이로 전락하여 국제멸종위기의 희귀 동물들을 밀수하여 키우거나 원인 모르게 길가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밀수 희귀종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지게 된다. 
브라질 등의 늪이나 습지에서 사는 국제멸종위기 2급인 ‘노랑아나콘다’ 뱀을 밀수 하는가하면,  역시 국제멸종위기 2급인 ‘새끼바다악어’는 밀수 시에는 작지만 크면 몸길이가 5미터(m)나 되는 것을 밀수하기도 하고, 국제멸종위기 1급인 ‘흰손긴팔원숭이’를 개인이 집에서 불법 사육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그들은 왜 밀수를 해올까. 
국제 희귀종인 만큼 몸값도 비싸다. ‘솔방울도마뱀’(국제멸종위기 3급)은 개체 당 3백만 원 정도지만 실제 거래가격은 1천만 원을 넘기 때문이다. 희귀동물의 밀수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돈벌이가 되고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다. 현행 관세법상 원산지 시장가격만 벌금으로 물면 된다. 취미가 돈 벌기 수단으로 악용된다니 어안이 벙벙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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