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지난 1일부로 대부분의 유업체가 출고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우유 가격이 조정됐다. 정부는 최소한의 인상분만을 반영했다고 재차 밝히면서, 연쇄적인 관련 제품들의 소비자가격 상승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가처분 소득이 줄어 가계경제가 어려운 시점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것 자체가 불편함을 주고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의적인 내용들도 온라인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정말, 낙농가들의 이익만을 위해 원유가격을 인상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가격을 인상한 것일까? 
낙농산업뿐 아니라 축산업계는 수년전부터 사료가격 폭등, 생산비 상승의 여파에 따른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장치산업인 낙농산업의 특성상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자, 대대적인 시설 투자 등이 어려워지면서, 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료비 등 생산비가 급등하면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농가들의 줄폐업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 생업이기에 당장에 폐업할 수는 없지만, 폐업이 임박한 벼랑 끝의 농가수도 상당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낙농진흥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낙농가수는 4600호로 2021년 대비 133호가 감소했다. 
통계청 생산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생산비 급등 및 산유량 감소에 따라 2022년 젖소 마리당 순수익은 2021년 대비 37.2%(90만 4000원) 감소한 152만 90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낙농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소규모 농가(50마리 미만)의 경우, 2022년 젖소 마리당 순수익은 1000원으로 전년대비 109만 3000원(99.9%)이나 감소해 생산비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낙농가 폐업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2년 젖소사육 마릿수는 39만 마리로 2021년(40만 1000마리) 대비 1만 1000마리(2.7%)가 감소했다. 또한, 2022년 원유생산량은 197만 톤으로 2021년(203만 4000톤) 대비 5만 7000톤(2.8%)이 감소했다. 
이는 낙농 제도개선이 이뤄지기 전 수치로 용도별 차등 가격제가 시행된 올해는 이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류 때문에 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가 조사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62.6%가 현상 유지라고 답변한 가운데 폐업을 고려하거나 불확실하다는 응답자가 14.9%,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사람이 6.6% 순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규모를 확대해서 낙농산업을 지속해서 영위하겠다는 응답자는 14.9%뿐이었다. 
현업에 종사하는 농가들이 대부분 현상 유지 또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산업 자체에 위기가 찾아왔다는 징조다. 
올해 원유가격 인상을 했다고 해서 경영의 어려움이 해소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올해 인상된 원유가격은 이미 낙농가가 부담한 생산비 증가분만 반영했기 때문에, 손실폭을 줄일 수 있는 숨통만 트였을 뿐, 농가들의 어려움이 해소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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