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수준에도 거래 끊겨
사료비 등 경제적 부감 커
장기화 전망 농가 한숨 만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낙농가에서 필연적으로 생산되는 육우 송아지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난해부터 낙농가의 생산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암수 막론하고 송아지 거래가 끊기자 오롯이 낙농가들이 품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이달부터 원유가격 인상을 기점으로 낙농가의 생산 의지가 되살아나면서 암송아지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숫송아지 거래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었다. 
올해 태어난 숫송아지 전수를 목장에서 사육하고 있다는 경기도 이천시의 한 낙농가는 “사육밀도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라 일단은 수용해서 사육하고 있지만, 사료비 등의 부담과 경제적인 압박이 크다”라면서 “수차례 거래를 시도했지만 수요가 없다는 이유에서 거절당해 어쩔수없이 사육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매일 우유를 생산하는 낙농가의 특성상 육우 비육을 함께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대부분의 낙농가들은 숫송아지가 태어나면 일주일 이내에 이를 거래하는 게 관행이다. 
그는 “소값이 좋을 때는 몇만 원 이내의 가격을 받고 송아지를 실어 보내곤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유통상인 조차 농장에 발길을 끊었다”라면서 “소규모 농장일수록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더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농협이 실시하고 있는 산지 가격 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 젖소 수소 초유떼기 마리당 거래가격은 1만 원 수준이었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7~8만 원 선에 거래된 기록도 있지만, 정읍의 경우에는 지난해 12월, 영천은 올해 6월 이후 거래 기록이 전무하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에서 19개 조합을 통해 매월 세 차례 가격 조사를 시행하고 평균가격을 공시하고 있다”라면서 “일부에서는 거래가 없어 가격 조사가 원활하지 않은 지역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국면이 장기화될 전망이 짙어지면서 낙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료곡물 가격의 불안정한 정세와 환율 상승 등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 여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낙농가는 “대부분 낙농가에서 생산되는 송아지는 평균적으로 암수 비율이 50:50이라고 하지만, 상황이 어려울 땐 애석하게도 숫송아지 비율이 더 높게 느껴진다”라면서 “낙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됨에 따라 경제성을 높이고자 수정란 이식을 하는 등 생존을 위한 차선책을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올해 초 송아지가격 폭락 원인을 두 가지로 지목하면서 정부의 대책 수립을 촉구한바 있다. 협회는 우선 육우고기 도매가격 하락과 사료값 폭등으로 인한 육우 농가 사육 의지의 축소로 송아지 입식 포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군납 축소방침 등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육우고기 도매가격이 2021년 1월(1만1788원/kg) 대비 20.4% 폭락한 9387원/kg을 기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낙농 대책에 따라 원유생산기반이 축소되면서 암송아지 사육까지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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