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한우는 흔히 누렁이 한우만 떠올리지만, 사실 한우에도 다양한 모색이 존재한다.

1912년 일제 조선총독부 권업모범장(勸業模範場)에 따르면 누렁이 한우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 기록에서 소 2744마리를 모색(毛色)별로 분류한 결과, 적갈색 털을 가진 한우 2135마리(77.8%), 흑갈색 소 284마리(10.3%), 흑색 소 241마리(8.8%), 호랑이무늬 칡소(虎毛) 71마리(2.6%), 기타 13마리(0.5%)로 조사됐다고 남아 있다.

다양한 재래 소들은 1938년에 발표·시행한 ‘조선우(朝鮮牛) 심사표준’ 평가 기준에서 적모(赤毛)에 높은 점수를 주도록 명시되면서 점점 도태됐고, 이 문건이 광복 후 1964년 농림부가 고시한 ‘종축 및 후보 종축 심사기준’과 1970년 한국종축개량협회가 한우 등록을 위해 정한 ‘한우 심사표준’의 바탕이 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1990년대 이후 칡소와 흑우를 찾아내 현대적 육종 방법으로 복원에 성공했으나 2006년 약 4000여 마리까지 늘다가 다시 줄면서 현재는 약 2300여 마리에 머물렀다.

국립축산과학원과 도 축산 관련 연구기관, 한국종축개량협회는 2013년부터 칡소의 개량과 보존을 위해 전국 농가 칡소의 모색 및 혈통을 조사해 ‘칡소 시스템’에 입력하고 있다. 또 칡소의 순종교배와 근교 퇴화를 방지하기 위해 8개도 축산 관련 연구기관이 선발한 칡소 씨수소의 정액을 교환해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칡소 유전체 정보를 수집하고 유전능력을 평가해 유전능력이 우수한 씨수소를 선발하는 등 칡소 개량 연구를 수행 중이다.

한편, 국립축산과학원은 칡소 고기(채끝과 우둔육)의 육질과 맛 특성을 조사했는데, 근내 지방함량이 낮고 육질은 질긴 편이지만 단백질 함량이 높아 저지방 고단백질 식품 급원으로 가치가 있었다. 단맛과 관련된 알라닌, 프롤린, 트레오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구운 고기향을 내는 피라진류 함량이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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