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냉각 세트주문 ‘뚝’
생산량 감소까지 이중고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추석 대목을 앞두고 양봉농가들의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예년과 달리 벌꿀 명절선물세트 주문이 뚝 끊기며 걱정이 가득한 탓이다. 내년 설에도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벌써부터 노심초사다. 
벌꿀은 주로 직거래로 유통되고 있으며, 추석·설 명절 기간이 전체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양봉농가 소득과 직결돼 있다. 하지만 5~6월 채밀시기를 거쳐 벌꿀 판매로 한창 정신없이 바빠야 할 시기, 추석 대목이 무색할 정도로 얼어붙은 경기에 양봉농가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의 한 양봉농가는 “추석 대목에 이렇게 벌꿀 판매가 끊긴 경우가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허탈한 심정”이라며 “꿀벌 소멸로 벌꿀 생산량이 급감한 지경에서도 추석 특수를 기대하고 주문한 포장재, 라벨 등에 먼지만 수북이 쌓여 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벌꿀유통업체들도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서울에 소재한 한 벌꿀유통업체에 따르면 올해 추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최소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홈쇼핑, 대형마트 등 거래처에 납품하는 벌꿀 명절선물세트 발주가 확연히 느낄 정도로 줄었다는 것이다.   
양봉업계가 이처럼 추석 대목에서 조차도 된서리를 맞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경기침체에 따른 고물가로 분석된다.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기호식품인 벌꿀 구매를 망설이며 소비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천차만별인 벌꿀 가격과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가짜꿀 논란이 벌꿀 구매 기피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한 양봉업계 관계자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난해보다 벌꿀 명절선물세트 판매가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며 “국내산 벌꿀 소비를 활성화시키고, 외국산 벌꿀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먼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