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반에 들어선 곡물 시장은 대내외 약세 요인으로 인해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하향 안정화되는 움직임을 보였으며, 소맥과 옥수수 가격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9월 13일 기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올해 12월 인도 소맥(SRW) 선물 가격은 부셸당 597.25센트로 연고점 대비 27% 하락했다. 올해 12월 인도 옥수수 가격도 부셸당 482.25센트로 연고점 대비 23% 하락해 연중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의 세계 곡물 공급 확대와 수출 경쟁 심화, 거시경제 시장에서의 달러 강세에 따른 하락 압력 요인들이 가격을 대폭 끌어내렸다. 
옥수수 시장은 수급적인 요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소맥 시장은 거시경제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대두의 경우 강세장을 유지해오고 있으며 최근 상승세가 다소 꺾이긴 했으나 연저점 대비 18% 상승한 상태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12일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3/24 시즌 세계 소맥 생산량은 7억 8734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0.8% 하향 조정됐으며 기말 재고량도 2억 5861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2.6% 감소했다. 
우크라이나의 소맥 생산량이 늘었으나 캐나다, 호주, 유럽연합의 소맥 생산량이 줄어 세계 소맥 공급 전망은 축소됐다. 2023/24 시즌 세계 옥수수 생산량은 12억 1429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0.1% 상향 조정됐으며 기말 재고량도 3억 1399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0.9% 증가했다. 유럽연합의 옥수수 생산량이 줄었으나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이 늘어나 세계 공급 전망은 확대됐다. 
남미 시장의 2022/23 시즌 옥수수 생산과 관련해서 아르헨티나의 경우 3400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변동 없었으나, 브라질의 경우 생산량이 1억 3700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200만 톤 상향 조정됐다. 2023/24 시즌 세계 대두 생산량은 4억 133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0.4% 하향 조정됐으며 기말 재고량도 1억 1925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0.1% 감소했다. 
미국의 대두 생산량이 1억 1284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해서 1.4% 줄어 세계 공급 전망은 축소됐다. 반면 세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1억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100만 톤 상향 조정됐다. 
곡물 시장은 당분간 수급 측면에서의 변동 요인보다 국제유가나 달러의 움직임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8월 후반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으며 10월 인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9월 13일 현재 배럴당 88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연저점 대비 33% 오름은 물론 90달러 진입도 코앞에 두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정책을 오는 연말까지 연장키로 해 원유 시장의 공급 축소 우려가 국제유가를 대폭 끌어올렸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7%로 지난 7월 상승률 대비 0.5%포인트 웃돌아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3%로 지난 7월 상승률 대비 0.4%포인트 내려가 미 연준의 9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짙어졌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인해 미 연준의 긴축 기조는 계속해서 이어지겠으며 곡물 시장도 외부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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