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축협조합장 중 유일한 여성…능력 인정 재선

규모 날로 축소되는 축산업
조합·지역발전 여성 힘 절실
나눔운동·주부 봉사단 조직
조합 참여 활발하자 시너지

축분 공동자원화센터 인수
순창한우 명품관·가축시장
전국 최초 계통사료 12만톤
78.1% 압도적 득표로 결실

입식·출하 전 과정 조합 전담
조합원은 생산에만 집중케
중장기 발전계획 조기 수립
조합원이 행복한 조합 완성

 

[축산경제신문 신태호 기자] 고창인 순정축협 조합장은 전국 축협조합장 중 유일한 여성 조합장으로 재선에 성공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받았다. 그러나 고 조합장은 “최근 성인지 감수성 비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사회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여성조합장 비율이 이렇게 낮다는 것은 농업농촌과 우리 축협이 아직도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라고 밝히고 “여성의 사회 진출과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건들을 하나둘씩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 조합장은 “축협에서는 농협법상 축협 조합원 자격이 지역농협과 달리 ‘축산업을 경영하는 농업인’ 한 사람에게만 있다. 이는 축산업을 같이 영위하고 있는 대부분의 여성 배우자는 조합원으로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없을뿐더러 조합의 리더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여성 배우자도 함께 조합원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정책적, 사회적 배려가 있어야 그 규모가 날로 축소돼가고 있는 축협과 지역발전에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 조합장은 “국민의 절반은 여성이고 역사적으로도 훌륭한 여성의 리더가 세상의 많은 변화를 끌어냈다”라고 밝히고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풍부한 감성으로 농업농촌을 이끈다면 갈수록 각박해지는 지역사회에 더욱더 효과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전국 축협 조합장 중 유일한 여성 조합장이다. 초선에 이어 재선까지 성공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성조합장이 갖는 의미도 상당한데 소회의 말씀은.

전국 지역 농·축협 조합장 1111명 중 여성조합장 당선자는 13명으로 겨우 1%에 불과하고 축협에서는 제가 유일한 것 같다. 지난 초선 때는 애로 사항이 많았다. 경직되었던 조합원과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거리감을 줄여나가는 데 주력했다. 특히 부녀봉사대, 축산사랑 나눔봉사단, 여성 산악회 등을 조직해 여성들의 조합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했고 조합원과 원만한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냈다. 의사 결정에서도 조합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추진해 왔다. 또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사업 방향으로 추진한 결과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4년은 최선을 다하는 조합장으로 일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임기에는 조직을 좀 더 내실화하고 조합원과 더욱 소통하면서 ‘조합원과 직원이 모두 행복한 순정축협’을 만들고 싶다.

 

- 지난 3월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에서 78.1%의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됐다. 이는 지난 임기 동안 노력한데 대한 보상이라 생각한다. 어떤 사업에 역점을 두어 추진해 왔는지.

역점사업으로 정읍 내장산 지점 개점, 축산 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자원화센터 인수, 순창한우명품관 신축, 정읍 가축시장 용지매입, 사료 가격 인하 등을 추진했다. 그 결과 전국 최초로 계통 사료 12만 톤 판매 달성, 경제사업 규모 2139억 원이었다. 사료 가격의 지속적인 인하로 4년간 38억8100만 원을 지원해 조합원 축산농가 생산비 절감에 큰 도움을 주었다.

‘분뇨도 자원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하에 공동자원화센터를 적기에 인수해 올해 8월부터 가동함으로써 가축분뇨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의 애로 사항을 다소 덜게 됐다.  순창한우명품관(연회실 120석, 홀 120석, 룸 96석) 역시 지난해 착공해 9월 1일부터 영업을 개시해 한우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소비를 촉진해 가격안정은 물론 순창군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고 있다.

경영에는 더 많은 성과를 냈다. 임기 동안 매년 평균 30억 원 이상의 흑자결산을 했으며 지난해에는 3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고 24억 원의 출자 및 이용고 배당을 시행했다. 자본금도 325억 원이며 1등급 조합으로 견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했다. 이러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조합장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이번 재선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

 

-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면서 조합원의 소득증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합의 기반시설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어떠한 사업들이 예정돼 있는지.

입식에서 출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축협이 전담하고 조합원은 오로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모든 기반시설을 구축해 나가겠다. 가축개량 및 수급조절을 위한 생축장을 운영하고 번식 농가의 정액 보관용 액화 질소 충전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배합사료 구매사업뿐만 아니라 양질의 저렴한 TMF사료 공급을 위해 기존의 TMF사료 공장을 현대식으로의 시설 확충은 물론 순창에 신축을 검토하겠다. 가축시장은 순창과 정읍에 각각 운영하고 있다. 순창 가축시장은 전자경매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정읍은 시장 여건상 부지확보 등 운영계획을 확정해 최첨단시스템으로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할 계획이다.

 

- 이 외에도 이번 임기 내 중점 추진사업과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새로운 마음으로 순정축협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각 각의 사업 분야에서 전문성 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 기틀을 마련, 건전경영을 하겠다. 중장기 발전계획은 조기에 수립하고 수립된 경영목표는 임기 내 달성토록 하겠다. 현장경영으로 조합원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많은 의견을 반영하고 이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

현재 우리축협은 경제사업에 치우쳐 있는 손익 구조인바 신용사업을 확대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건전한 조합으로 육성 발전시키겠다. 특히 상호금융 공동대출을 통해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아 신용사업을 더욱 확충해 나가겠다.

순창한우명품관을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한우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 우리 한우를 더욱 품격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박공 지붕의 한옥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만큼 인근 향교와의 경관이 잘 어울리고 있다. 또한, 지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주변 강천산의 관광객 유치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전국의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조합원이 생산한 안전하고 최고의 품질인 명품 한우 고기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가축분뇨공동자원화센터를 더욱 활성화하겠다. 가축분뇨는 환경오염원이 아니라 환경 친화 과정으로 처리 양질의 퇴비로 상품화해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겠다. 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해 펠릿 가공시설 도입을 검토하겠다. 이제 분뇨는 환경오염원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새로운 자원임을 시현해 내겠다.

 

- 조합원과 고객·지역주민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면.

순정축협은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소 순창·정읍지역의 소외계층 돕기 등 사회적 참여와 기부활동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해 왔다. 앞으로도 순정축협배 게이트볼 대회, 축구대회 등 지역민과 축협이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도 지속해서 확충해 나가겠다.

조합원과 고객에게도 축협의 모든 역량을 발휘해 지원할 것이며 지역사회와 함께할 방안과 지역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 이외에 더 추가할 말씀이 있다면.

전국 축협조합장 중 유일한 여성조합장으로서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을 받고 있어 어깨가 무겁다.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여성 조합장도 잘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을 최대한 발휘해 갈수록 팍팍해지는 지역사회에도 활력이 될 수 있도록 세세한 부문까지 챙기겠다. 조합의 경영 또한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으로 조합원에게 힘이 되는 조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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