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서울우유가 최소한의 인상 폭으로 출고가격 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우유 대표상품인 1000㎖ 기준 나 100% 우유의 현재 대형유통 판매가격은 2870원인 가운데 서울우유가 제시한 3%의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2950원 수준으로 소비자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우유는 보도자료를 통해 원유 기본가격이 8.8%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우유 가격은 3%를 인상,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농협 역시도 ‘농협 하나로마트 우유 판매가격 인상 최소화…장바구니 물가 안정 총력’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900~1000㎖(1팩) 우유 기준 가격을 2980원 이하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농협과 농협의 회원조합인 서울우유가 동시에 우유 판매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겠다면서 3000원을 넘기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미 원유가격 인상이 결정되기 전부터 1000㎖ 기준 우유 가격이 3000원 선을 넘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들이 선제 발표를 하면서 암묵적인 규칙이 공식화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를 필두로 나머지 유업체들도 눈치 보기에 돌입해, 적정선에서 가격을 조정할 전망이다.
가계부담을 최소화하고 우유 소비 활성화를 위해 최소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취지다. 
실제적으로는 소비자 물가 안정에 어떠한 영향을 줄까. 대표 상품군의 가격을 따져보면 조삼모사다. 
우선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른바 빅3라 불리는 서울우유, 매일, 남양 세 제품군 가격은 각각 서울우유가 2870원, 남양 2860원, 매일 2840원으로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용량을 살펴보면, 서울우유가 1000㎖, 남양과 매일이 900㎖로 100㎖가 적게 담겨있다. 
오히려 100㎖당 가격은 서울우유가 287원, 남양이 317원, 매일은 315원으로 서울우유가 가장 저렴한 편이다. 이를 1ℓ로 환산해보면 서울우유는 2870원, 남양은 3170원, 매일은 3150원으로 이미 남양과 매일은 3000원을 넘어 섰다. 
가격 조정이 이뤄지기 이전에 이미 리터당 300원 선을 넘어섰지만, 표준 용량이 적기 때문에 가격 저항 없이 넘어간 것이다. 
판매대의 상품들을 잘 살펴보면, 카톤팩에 1리터짜리 우유를 찾기가 어렵다. 900㎖ 수준의 용량이 대부분이다. 
서울우유도 3000원을 넘기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다. 용량을 줄이면 된다. 같은 크기 팩에 우유를 덜 담을수록 유리한 상황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다.
이러한 이유로 농협도 모호하게 900~1000㎖ 우유의 가격을 2980원 이하로 판매하겠다고 한 것이다. 보통은 출고가 인상 폭에 따라 소비자 가격을 책정하기 마련인데 아직 인상안이 구체화 되지도 않은 제품들에 대해 어떠한 근거로 2980원이라는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했는지? 누구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인지 속내가 궁금해진다. 
1ℓ 카톤팩이 3000원이 넘으면 안 된다는 공식은 언제 누구로부터 시작됐으며 왜 3000원이 넘으면 안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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