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장마와 태풍이 지나가자 이번엔 폭염이다. 태풍이 물러가고 무더위가 다시 시작되면서 가축의 폐사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4일 현재 전국적으로 총 28만1453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가금이 27만1036마리로 96.3%를 차지했고, 돼지는 1만417마리가 죽었다.
닭은 다른 가축보다 체온이 높고 몸 전체가 깃털로 덮여 있어 고온에 특히 취약하다.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데다 지방층이 두꺼워 체열을 조절하는 능력이 낮아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다.
더욱이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폭염 일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국 폭염 일수는 8월 12일 기준 11.6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전국 폭염 일수인 10.6일을 넘어섰다.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global boiling)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공언한 것이 허투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이같은 폭염은 9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축사는 환기팬·송풍팬 등을 이용해 더운 공기를 신속히 빼주고, 쿨링패드를 설치하거나 지붕과 주위에 물을 뿌려주는 것도 온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체온이 높아지면 음수량이 증가함에 따라 신선한 물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는 만큼 비타민제제를 사료나 음수에 첨가하는 것도 좋다. 또한 덥고 습한 환경은 사료가 부패하기 쉬우므로 사료가 남지 않도록 적당량만 급여한다.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축산인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고온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방치 땐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뜨거운 시간대에는 작업을 자제하고 물을 자주 마시며 온열질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연일 지속되는 고온다습한 환경 속에서 가축과 자신의 건강을 지키며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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