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벌꿀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진짜’, ‘100%’다. SNS는 #진짜꿀, 유튜브에서는 ‘진짜꿀 구별법’ 등이 상당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 어떤 이는 “꿀은 동남아산이나 뉴질랜드산을 먹으면 된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위조벌꿀 적발사례는 매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적발을 모면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위조벌꿀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유통량을 예상할 수 있다. 
그 수법도 점점 교묘해졌다. 예전엔 국내산 벌꿀과 사양벌꿀·설탕을 혼합했다면, 최근에는 국내산 벌꿀에 미량의 베트남산 벌꿀을 섞어 100% 국내산 벌꿀이라 속인다. 또 일부 양봉농가들에 의해 중국산 벌꿀이 베트남을 경유하면서 베트남산 벌꿀로 둔갑돼 국내로 반입되기도 한다. 이렇게 위조벌꿀들이 숨바꼭질을 하는 사이 국내산 벌꿀의 신뢰는 급격히 추락하고, 그 틈새로 외국산 벌꿀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산 벌꿀의 수입량은 전년보다 40톤 늘었다. 갈수록 외국산 벌꿀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뉴질랜드산 마누카꿀은 특수꿀로 인식돼 소비자들에게 고가에 판매 중이다. 중국산 벌꿀도 수입량이 6배 이상 폭등해 전체 수입국 중 2위를 차지했고, 미국산 벌꿀은 올해 초 저율관세할당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특히 베트남산 벌꿀은 FTA 발효로 매해 16.2%씩 관세율이 인하된다. 이렇게 외국산 벌꿀은 여러 나라에서 수입되며 국내 벌꿀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외국산 벌꿀 수입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선 안 된다. 국내산 벌꿀보다 저렴하고 위조, 가짜라는 꼬리표도 없다. 안타깝지만 벌꿀시장이 완전 개방되면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국내 양봉산업은 쇠퇴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 무너질 수도 있다. 
양봉산업이 살아나고 국내산 벌꿀이 외국산 벌꿀과 경쟁하려면 양봉농가들이 바뀌어야 한다. 물론 정부 차원의 지원과 보호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위조·가짜벌꿀 유통을 발본색원하고, 국내산 벌꿀의 품질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신뢰 회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 양봉농가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양봉농가들이 바뀌지 않는 한 양봉산업의 내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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