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올해 아까시벌꿀 생산량을 두고 정부와 양봉업계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싸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양봉업계의 흉작이라는 주장에 정부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평년 수준 보다 높은 생산량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양봉업계는 정부의 이 같은 발표가 허술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분을 교묘하게 전체로 확대 해석했다고 반박한다.  
정부가 올해 아까시벌꿀 생산량이 좋다고 발표한 근거는 민관합동조사에 따른 것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3일부터 26일까지 전국 3개 권역, 15개 지역 36개 농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평년보다 154.1%, 지난해 83.5% 수준으로 아까시벌꿀이 생산됐다.
수치상으로 보면 올해 벌꿀 작황이 양호하다는 게 분명한 사실로 보여진다. 실제 벌통당 아까시벌꿀 생산량은 정부 26.8kg, 양봉업계는 30.02kg로 큰 차이가 없다. 또 양봉농협의 올해 전망치에서 아까시벌꿀 생산량은 평년 작황으로 집계된바 있다. 다만 양봉농협의 평년 작황은 ‘벌통당’ 생산량이다. 오히려 양봉농협은 올해를 흉작이라고 전망했다. 양봉협회 자체 전수조사에서도 흉작이다. 현장의 양봉농가들 역시 흉작이라고 말한다. 
정부와 양봉업계가 이처럼 상반된 이유는 정부가 생산량을 벌통에 초점을 맞추면서 마치 올해 아까시벌꿀 작황이 좋은 것처럼 발표한 까닭이다.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생산량은 전체를 기준으로 많고 적음을 알 수 있는데, 어떻게 일부분만을 뚝 떼서 평년 작황이라고 발표하는 것인지 납득이 안 된다. 하물며 꿀벌 소멸로 개체수가 40% 이상 급감한 가운데 이상저온과 역대급으로 내린 5월 폭우에 평년만큼의 아까시벌꿀 생산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보기 어렵다.   
정부 발표는 정확하고 신중해야 한다. 사실과 다른 발표는 관련 산업과 종사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꿀벌 소멸로 끊임 없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양봉농가들은 정부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올해 양봉농가 꿀 생산 원활했다”라는 발표로 허풍쟁이가 됐다. 
양봉농가들의 목소리를 외면할지언정 최소한 정확한 조사결과라도 발표해야 할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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