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삶에 관여하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실상, 속성을 알고 나면
신뢰할 만 하지 않아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사람들이 말하는 데 “개인 투자가의 주식투자는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저녁을 많이 먹는 것보다 아침을 많이 먹는 것이 몸에 더 좋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요즘 학생들의 학력고사 성적이 계속 떨어지고 있단다. 
사람들은 앞으로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신경안정제가 우울증을 완화시킨다고 한다. 
사람들은 컴퓨터가 날씨를 예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듣는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정작 ‘누구’일까? 그리고 그들은 왜 그렇게 많은 말을 하는가?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는 왜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일까?
우리들 각자는 모두 자신만의 ‘사람들’을 마음속에 모시고 있다. 그들은 직장 상사로서 또는 사이비 전문가로서, 혹은 실제로 존재하든 허구 속의 인물이든 권력자로서의 그들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운명을 결정하며, 마치 우리를 위해 미래까지도 건설해 줄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제반 상황이 가장 적합할 때 그들은 나타나 마치 부모처럼 우리를 안전하게 보살펴 줄 수 있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결정까지도 대신해 준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염려할 필요도 없다. 
다음에 취해야 할 행동은 이미 결정되어 있으며 또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커다란 이익이 된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그렇게 믿어 마지않는 그 사람들은 신뢰할 만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것은 숙녀복 전문 매장의 젊고 아리따운 ‘판매주임’아가씨가 어떤 청바지가 가장 잘 어울리는지, 또는 면접 시험을 치를 때 어떤 벨트를 매는 것이 가장 좋을지를 일러줄 수 있는 적임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설령 그녀가 진심으로 고객들을 위해 최선의 봉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바로 ‘매상을 늘리는’ 기술로서 그녀가 그렇게 훈련받았고, 그녀가 다만 회사에서 짜 낸 다양한 판매 촉진 기법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뉴욕 타임스의 컬럼니스트 더글러스 러슈코프는 자신의 저서 「당신의 지갑이 텅 빈 데는 이유가 있다」에서 대기업의 교묘한 마케팅 전략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믿고 있는 여러 가지 ‘떠도는 말’이 정말 신뢰할 수 있는 것들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고객 즉 일반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서 거의 모든 방면으로 이같은 기술들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길을 걷든 인터넷을 뒤지고 다니든 심지어는 동네 술집에서도, 소비자들은 눈에 띄지 않는 설득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관찰과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소비자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의미한다. 
「누가 내 지갑을 조정하는가(Brandwashed)」의 저자 마틴 린드스트롬도 “가족이 죽어도 괜찮다면, 안 사셔도 됩니다”라며 공포(恐怖)까지 마케팅에 활용하는 대기업들의 상술을 낱낱이 까발리고 있다.  그는 의사와 질병통제센터 연구원, 그리고 검역관들은 코로나와 같은 세계적인 전염병들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인식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생각은 황금의 기회가 찾아온 것으로 여긴다고 한다. 이때 이들은 자신들의 연구비용을 대고 있는 소위 일부 전문가들을 내세워 공포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균 세정제를 사용한다고 해서 신종 인플루엔자와 사스를 막을 수는 없다. 이 바이러스들은 공기 중 수분 입자를 타고 전파된다. 즉 감염된 사람들의 재채기나 기침에 의해 또는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오염된 물체를 접촉한 손으로 눈이나 코를 문지를 때 전염된다. 
하지만 ‘손 세정제를 쓰면 감염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기업 측의 전문가들의 주장은 그대로 마케팅으로 활용됐다. 두 차례 세계적인 전염병을 겪는 동안 현대인들의 삶 속에 항균 세정제가 일상적인 그리고 필수적인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신제품의 맹공과 더불어 일부 전문가를 동원해 전염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공포를 최대한 활용했다. 
공포는 분명 강력한 유혹이다. 그리고 기업과 마케터들은 공포의 위력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연구비용을 지불하면서 일부 전문가들을 활용하는 등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항우울제, 콘돔, 치실, 제제, 도난경보기, 휴대전화, 생수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팔아먹기 위해 공포 전략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공포 마케팅은 기업뿐만 아니라 정치마케팅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때 동원되는 이들이 바로 ‘전문가’다.  왜냐하면 일반 사람들은 그냥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다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지닌 사람들의 말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전문가들의 속성을 좀 더 알고 나면 그들조차 얼마나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확증 편향의 포로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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