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산지 기상 여건이 나빠지면서 곡물 가격은 한 주 사이에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2023년 7월물의 21일 정산가격은 부셸당 6.71달러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1월 17일의 6.73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대두 7월물은 부셸당 15.15달러로 연중 최고가를 찍었던 2월 21일의 15.37달러 대비 1.4% 하락한 상태이나, 3월 7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연질 적색 겨울밀(SRW) 7월물 역시 부셸당 7.35달러로 연중 최고가를 찍었던 2월 13일의 8.03달러 대비 8.5% 하락한 상태이나, 2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미국 농무부가 발표하는 주간 생육 보고서에서 옥수수와 대두 생육 상태의 우수(Good-To-Excellent) 등급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점이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6월 18일 기준 주요 18개 주 옥수수 생육 상태의 우수 등급이 55%까지 떨어졌다. 2010년 이후 이 시기의 옥수수 생육 상태 우수 등급을 살펴보면 올해가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대두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며 6월 18일 기준 주요 18개 주 대두 생육 상태의 우수 등급은 54%까지 떨어졌다. 2012년 여름철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폭등했던 시기보다 상태가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맥의 경우 봄밀 생육 상태의 우수 등급이 51%로 한 주 사이에 9% 하락한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겨울밀의 생육 상태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미국의 겨울밀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어 미국의 올해 곡물 시장 전망은 상당히 암울하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기후예측센터(CPC)는 향후 3개월 동안 아이오와 동부에서부터 일리노이, 인디애나, 오하이오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지역에 가뭄이 들 것으로 전망하자 시장 참가자들은 곡물 가격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흑해에서의 곡물 수출 협정 파기 가능성 역시 곡물 가격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5월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에서 출항한 선박은 33척으로 지난 4월의 절반에 불과했고 곡물 수출량은 130만 톤으로 지난 4월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흑해 곡물 수출 협정으로 작년 가을 우크라이나 입출항 선박에 대한 검사 수는 하루 평균 6~8척에 달했으나 6월 상반기에는 하루 평균 1.5척까지 떨어진 상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모든 항구로 출입하는 선박에 대한 등록을 차단했기 때문에 유엔이 중재한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밝혔다. 
유럽 주요 지역의 건조한 날씨에 따른 생산 악화 우려 역시 곡물 가격의 상승을 견인했다. 유럽 내 곡물 관련 기업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유럽곡물거래자협회(COCERAL)은 올해 유럽연합의 전체 곡물 생산량 전망치를 종전 3억 350만 톤에서 2억 9670만 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스웨덴, 덴마크, 발트해 연안 국가의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줄었으며 독일과 스페인의 곡물 생산량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COCERAL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소맥 생산량(듀럼밀 제외)은 1억 4240만 톤으로 종전 예측치인 1억 4450만 톤에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2022년 생산량인 1억 4250만 톤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극심한 가뭄으로 유럽연합의 옥수수 생산량이 5250만 톤까지 떨어졌으나 올해는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COCERAL은 프랑스 등 일부 국가의 생산 부진으로 인해 유럽연합의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를 종전 6230만 톤에서 6130만 톤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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