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미국 농무부(USDA)는 6월 ‘세계 곡물 수급 전망(WASDE)’ 보고서를 발표했으나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움직임을 보였다. 
전 세계 수급 전망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곡물 가격의 하락세는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크라이나와 동남아시아의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가 늘어남에 따라 2023/24 시즌 세계 옥수수 생산량이 12억 2277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0.3% 상향 조정됐다. 
주요 국가의 소맥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2023/24 시즌 세계 소맥 생산량도 8억 19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1.3% 상향 조정됐다. 
세계 옥수수 및 소맥의 소비량과 수출량 역시 증가하겠으나 공급량 확대로 기말 재고량은 각각 0.3%, 2.4% 상향 조정됐다. 대두의 경우 세계 생산량은 4억 1070만 톤으로 전월 전망과 같았으나 소비량이 약간 줄면서 기말 재고량은 0.7% 상향 조정됐다.
 2022/23 생산 시즌에 놓여 있는 남미 시장의 경우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생산량이 3500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200만 톤 하향 조정됐으나, 브라질의 옥수수 생산량이 1억 3200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200만 톤 상향 조정됐다. 대두 생산량과 관련해서 아르헨티나의 경우 2500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200만 톤 하향 조정됐으나, 브라질의 경우 1억 5600만 톤으로 전월 전망 대비 100만 톤 상향 조정됐다.
우크라이나 카호우카 댐 파괴에 이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운송되는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일부가 폭파됐다는 소식 역시 시장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 러시아는 흑해 곡물 수출 협정 기간의 추가 연장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위협을 가하자 소맥을 중심으로 곡물 가격의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미국 중서부 주요 곡물 산지 날씨가 상당히 건조해질 것이란 기상 예보 역시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최근 들어 미국 내 곡물 생육 상태가 상당히 나빠진 것으로 보고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선물 가격을 대폭 끌어올렸다. 미국 농무부의 주간 생육 현황 보고서에서 6월 11일 현재 미국의 주요 18개 주 옥수수 생육 상태의 우수(Good-To-Excellent) 등급은 61%로 전 주 대비 3%, 작년 동기 대비 11% 내렸다. 주요 18개 주 대두 생육 상태의 우수 등급은 59%로 전 주 대비 3%, 작년 동기 대비 11% 내렸다. 주요 18개 주 겨울밀 생육 상태의 우수 등급은 38%로 전주 대비 2%, 작년 동기 대비 7% 올랐으나 주요 6개 주 봄밀 생육 상태의 우수 등급은 60%로 전주 대비 4% 내렸다. 다만 작년 동기 대비해서는 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소비자물가지수 둔화로 6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짙어지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 
시장 예상대로 14일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시켰으나 매파적인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향후 회의에서는 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하면서 미국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내고 유가는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곡물 가격의 상승세도 다소 제한을 받았으나 흑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문제와 미국 내 주요 산지 기상 악화 우려로 인해 곡물 시장은 거듭해서 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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