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공기·깨끗한 물…천혜의 자연환경
고품격 축산물 생산·소비지

국내·외서 사랑받는 여행지
관광과 축산 상생방안 절실
양돈장 냄새 관리 4단계로
축분뇨 지하수 오염 줄이기

한우고기 수출 전폭적 지원
제주산 유제품 차별화 시도
흑우 지속 연구 독자성 확보
양봉농가와 상시 협력 체계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제주특별자치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고품질 축산물 생산지이자 소비지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온화한 기후는 가축 생육에 최적의 조건이다. 동시에 가족여행을 비롯해 해양레저, 골프, 낚시 등 다양한 목적으로 국내외에서 사랑받는 여행지이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제주 축산업은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다.

물론 지속 가능한 축산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냄새 문제 해결 등 축산환경 개선이 요구된다. 또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제주산 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하고, 효과적인 유통 구조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제주 축산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는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가축분뇨 정화 처리 확대와 냄새 저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한우 수급 안정과 낙농·말·양봉 대책도 마련했다. 다음은 제주도가 올해 추진하는 주요 정책 방향을 정리했다.

 

# 한돈, 냄새 해결 원년

제주도는 올해를 양돈장 냄새 해결 원년으로 삼고 총력을 기울인다. 제주도 내 전체 양돈장의 냄새 관리 수준을 4단계로 구분하고,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통해 냄새 관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예정이다. 

ICT 냄새관리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 냄새 측정 장비를 농장 내에 설치하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농장 스스로 사전에 조치할 수 있도록 알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61개소(양돈 52, 양계 4, 가축분뇨자원화 시설 5)를 시범운영 후 전 농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냄새 저감 기술자문위원회를 분기별로 정례화하고, 우수사례 발표회 개최 등 농가와 신기술 정보공유의 장도 확대한다. 이밖에 가축분뇨 고착슬러지 제거사업 등을 함께 추진한다.

한편, 제주도 지하수 주 오염원에 대한 분석 결과 화학비료(58%), 가축분뇨(34%), 개인하수처리시설(8%)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가축분뇨로 인한 지하수 오염을 줄이기 위해 정화처리를 확대한다. 정화율을 2019년 26%에서 2026년에 75%까지 끌어올리고, 공공처리시설을 2022년 일일 400톤 처리에서 2026년까지 일일 720톤 처리로 늘릴 예정이다. 

 

# 한우, 가격·수급 안정

한우 사육 마릿수는 2015년 277만 마리로 저점을 찍은 이후 2022년 12월에는 353만 마리로 늘었다. 최소한 내년까지는 한우고기 공급량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한우고기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제주도는 대대적인 한우 소비 촉진, 농가 경영 여건 개선, 사육 마릿수 감축을 통한 중장기 수급 관리 강화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도 내 농협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한우 할인행사를 연중 실시하고, 지역축협과 함께 주관해 지역축제, 프로축구, 추석, 한우의 날 등을 통해 소비 촉진 행사를 추진한다. 이외에도 생산자·소비자 직거래 활성화 지원, 고향사랑 기부제 답례 품목 한우고기 선정 추진 등을 전개한다.

한우고기 수출 확대를 위해 기존 홍콩, 마카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5개국 외에 수출 가능 국가를 늘려나가고, 수출 장려금, 현지 판촉, 수출작업장 시설보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육 마릿수 감축 참여 독려 차원에서 한우 암소 감축을 위해 암소 도축 수수료 지원, 노령 한우 암소 수매 가공품 생산 지원, 저능력 암소 도태 지원사업 확대, 한우 암소 고급육 생산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 우유, 차별화 전략 

제주도는 소비자 성향 변화에 대비해 차별화 대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A2・저지・저메탄 우유 생산을 통한 제주산 우유 프리미엄화, 유가공장 시설·장비 보강을 통한 유제품 생산 활성화를 도모한다. 

A2 우유는 일반 우유(A1)보다 소화 흡수율이 좋아 호주, 미국, 중국 등에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성감별 정액 보급사업을 통해 A2 젖소로 교체・생산한다. 저지 품종과 저메탄 우유를 생산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목장형 유가공장의 친환경 인증,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 및 6차산업 인증을 추진,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판로 확대와 동시에 유명 관광지로 육성한다. 

한편 제주도 내 낙농목장과 젖소 사육 숫자 변화를 살펴보면, 2010년 52호에서 4673마리를 사육했으나, 2022년에는 28호에서 3735마리를 사육 중으로 농가수는 46.2%, 사육 마릿수는 20.1% 감소했다.

 

# 흑우, 유통망 다각화

제주 흑우는 고유의 향토 유전자원으로 희소성과 존재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관리된다. 제주만이 보유한 독자성을 바탕으로 흑우의 품질 향상과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흑우 사육 마릿수는 2014년 1637마리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진흥원, 난지축산연구소, 서귀포시축협 등을 포함해 56개소에서 1087마리(2022년 12월 기준)를 사육 중이다. 

제주도 내 보유 종모우, 번식우 등 유전자원 집단 규모가 작아 개량·증식에 한계가 있다. 한우에 비해 비육 출하 월령이 길어 경영비가 상승되며 이로 인해 출하 시 상대적인 소득 감소가 발생해 사육 마릿수 확대가 쉽지 않다. 제주 흑우 비육 기간은 35.3개월로 한우에 비해 5~6개월 정도 추가 소요되는데 반해, 지육량은 58kg 적고, 1등급 출현율도 낮아 도축시 소득차액이 마리당 126만 3000원(58kg×2만1777원)으로 추정된다.

제주도는 축산진흥원, 제주대학교 제주흑우연구센터와 연계해 교배체계 기술을 정기적으로 농가에 교육하고, 체계적인 교배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후대검정 강화로 개량 방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 양봉, 피해 재발 방지

제주도 내 양봉은 지난 겨울 대설(한파)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농가와 행정 간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고체사료 구입비용, 우수품종 육종, 6차 산업형 양봉사업장 조성, 양봉산물 홍보 등의 농가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도내 유휴지에 밀원수 식재 협의, 생균제, 입식비 예산 지원 검토, 양봉 전업농 육성을 위한 정책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 양봉 산물 품질 및 유통 관리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 퇴역 경주마, 복지 개선

제주도는 퇴역 경주마 복지 개선을 위해 휴양 목장의 조성과 운영, 수출 판로 확대 등을 모색하며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의 사례를 비교 분석해 국내 대책 방안을 마련하고, 퇴역 경주마에 대한 승용마 전환을 장려해 승마산업 저변 확대 정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장 인터뷰]  강원명 친환경축산정책과장 

 “친환경만이 축산 살 길”

 

냄새민원 낮춰 효자산업화

활발한 민관협력 농가 안정

퇴역 경주마 승용마로 전환

 

 

“내 농장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냄새 발생을 줄이는 것이 제주 축산업의 당면 과제다. 농가들이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돈 되는 축산업이 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

강원명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축산정책과장은 이와 관련해 “제주 축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사항”이라며 “축산농가는 지역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냄새 발생을 낮춰서, 제주 경제를 뒷받침하는 효자산업 지위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우 가격 및 수급 안정과 관련해 “가축시장 현대화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우량한우 정액 보급사업, 사료 운송비 지원을 차질 없이 시행할 것”이라며 “민관이 협력체계를 유지하며 농가 경영안정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흑우도 한우와 같은 효율적인 사육환경이 조성된다면 제주 축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이라며 “흑우 산업 활성화 종합대책,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회와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탄소중립형 환경친화적 축산업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과장은 “올해 전국 최초로 저 메탄사료 가축사육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저탄소 인증 등을 통해 다른 지역과의 차별화를 확보해 탄소중립형 축산업 전환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 과장은 낙농산업 재도약을 위한 차별화 전략 중요성도 강조하고, 저 메탄사료 공급 확대, 젖소품종 교체를 통한 저메탄 사료 우유 생산 등 방안을 제시했다. 양봉 산업 육성과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사양관리와 응애류 관리 등 농가 교육을 확대 할 것”이라며 “제주도가 벌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과장은 끝으로 “축산농가는 생산성 향상과 수익 증대 노력과 함께, 축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지역사회와 갈등이 없도록 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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