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자 일본경제신문 기사에 따르면, 프로야구 경기에서, 흑모와규(黑毛和牛) 가죽으로 만든 글러브로 첫 승을 거둔 ‘바우어(Bau er)’ 투수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을 상징하는 흑모와규가 고기로서만이 아니라, 가죽을 이용한 스포츠용품 시장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는 사례로, 와규의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우어 투수는 2020년 ‘사이 영 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사이 영 상’은 미국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에서 각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일본 방문 첫 승을 거둔 DeNA 바우어 
 투수 와 와규 가죽의 특성


미야자키현 산 흑모와규 가죽을 사용한 글러브가 일본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일본 프로야구 DeNA(디엔에이:일본의 게임 개발사이자 게임 유통업체, 대표작으로 포켓몬 마스터즈가 있음)로 이적한 ‘트레버 앤드루 바우어(Trevor Andrew Bauer)’ 투수가 자신의 유튜브에서 미야자키시 야구용품업체 ‘볼파크닷컴(Ballpark.com)’의 글러브를 “마음에 든다”고 소개, 3일 일본 첫 등판에서도 이 회사의 ‘와규글러브’를 사용해 첫 승을 거뒀다. 미야자키(宮崎)의 와규(和牛)는 식탁뿐만 아니라 가죽 제품 시장도 열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와규는 몸집이 작지만, 가죽이 얇고 가볍다. 섬유가 비교적 촘촘하고 밀집되어 있어 질긴데다, 형태가 잘 무너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바우어 투수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가죽 퀄리티가 높다고 호평했다. 이후 볼파크사 홈페이지 접속이 급증했으며 특히 미국에서 1만 건 이상의 방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볼파크사의 ‘와규 JB(재팬·볼파크) 글러브’에 사용하는 가죽은 회사 소재지인 미야자키현 내의 육가공 회사로부터 입수해, ‘껍질’에서 ‘가죽’으로의 가공작업은 사이타마현이나 효고현의 업자에게 의뢰하고 있다. 마블링이 특징인 와규는 껍질에도 기름기가 많아 작업이 어렵다고 한다. 가공되어 돌아온 가죽을 두 장인이 정성스럽게 재단·봉제해 야구 글러브로 마무리한다.

 

미야자키현산 와규 가죽을 사용한 
‘와규 JB 글러브’와 바우어 투수와의 인연

 

바우어 투수가 와규 글러브를 손에 쥔 것은 요코하마 시내 스포츠용품점에서의 우연이었다. 글러브를 판매한 가게에서 야마우치 야스노부(山内康信) 사장에게 바로 소식이 왔다. 놀란 그는 바우어 투수 측과 연락해 새 글러브 하나를 건네고 손질 방법 등을 전달했다. 이어 뒷날 요청에 따라 형태를 잡고 자수도 넣은 글러브 몇 점을 전달했다.
야마우치 사장은 “몇 회사인가 경합하고 있던 중에서, 초전이라고 하는 중요한 시합에 사용하게 된 것은 영광”이라고 이야기한다. “다만 바우어 투수가 와규 글러브를 계속 사용할지는 현시점에서는 미정, 국내 대기업의 글러브와의 경쟁에서 이기면 큰 홍보 재료가 된다.”
이 회사는 2023년 1월에는 미국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 투수 ‘드류 포머란츠(Thomas Andrew Drew Pomeranz)’와도 사용계약에 합의했다. 야마우치 사장은 “장인의 고집이 인정된 것 같아 기쁘다. 일류 투수의 영향력 크기를 실감했다. 이번 기회에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라고 비약의 호기로 파악한다.
야마우치 사장은 메이지 대학 야구부 출신이다. 손보사에 15년 근무한 뒤 2002년 고향 미야자키로 돌아와 창업했다. 2017년에 미야자키현 산 흑모와규 가죽 글러브 시제품을 제작, 손에 넣은 사람으로부터 “사용하기 쉽다”라는 평가를 얻어, 2018년에 ‘와규 JB글러브’라는 이름으로 상품화했다. 경식 야구 투수용으로 가격은 5만 7,200엔(약 56만원) 수준이다. 이 회사 글러브는 전국 260여 개 스포츠용품점이 취급하며 연간 3,000개 정도를 판매하고 있다.

 

코베비프와 마쯔사카우의  
가죽 및 부산물 제품 호평 


한편 일본 3대 와규중 하나인 코베 비프도 지방을 활용한 ‘마블링의 기적’이라는 최고급 비누가 고가로 팔리고 있다. 코베가죽협동조합은 2023년 1월 19∼23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테리어 및 디자인 전람회, ‘메종·에·오브제(MAISON & OBJET)’에 코베비프의 혈통인 타지마우(但馬牛) 원피로 만든 작품을 출품하여 호평을 얻었다.
마쯔사카우는 마쯔사카시(松阪市)의 고향세 답례품으로, 고기뿐만 아니라, 가죽으로 만든 지갑이나 명함 지갑 등도 제공하는데, 인기가 높아서 고향세 모금에 큰 역할을 한다. 마쯔사카시의 답례품 550여 개 중 마쯔사카우 관련 제품이 약 8할을 차지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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