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농민정당이 제1당으로 부상
네덜란드 지방선거인 주의회 의원 선거가 3월 15일 치러진 결과, ‘농민시민운동당(BBB : Boer Burger Beweging)’이 기록적인 승리를 거뒀다. BBB는 네덜란드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여당·중도우파 ‘자유민주당(VVD)’의 10석을 웃도는 16∼17석을 획득해 상원의 제1당이 될 전망이다.
한편, 네덜란드 주의회 의원은 4년에 한 번 선출되며, 상원의원은 같은 주의회 의원에 의한 간접 선거로 선출된다. 
따라서 각 정당의 상원의원 수는 각 정당의 주의회 의원 수에 따라 결정된다. 입법 과정에서 상원은 하원이 제출한 법안을 심의하고 표결한다. 
법안 제출 전 논의 참여나 법안 심의 중에 장관의 답변을 끌어냄으로써 법안의 내용이나 실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상원의원 선출은 5월 말로 예정되어 있으며, 정원은 75명이다.
현재 하원에서는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원은 복수정당 및 연합좌파와의 연정으로 과반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뤼테 총리는 2021년 총선에서 승리한 뒤 자유민주당(VVD), 민주당66(D66), 기독교민주호소(CDA), 기독교연합(CU)으로 4당 연합을 구성해 내각을 꾸리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국회에 진출한 정당은 16개에 달한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BBB는 여당 이외의 정당과의 연대를 통해 다수파 형성도 가능해 연정 협상 결과에 따라 정세가 크게 변화하고, 현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중심의 축산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BBB 정당, 질소 배출 규제완화…지지 확보
우익정당인 BBB는 2019년 창당 초부터 질소 배출 규제를 큰 쟁점으로 삼고, 질소 배출 규제 완화를 위한 재검토를 주장해 왔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BBB를 지지하는 표가 대거 몰린 것은 네덜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질소 배출 규제의 역풍이라는 평가다.
‘네덜란드 농업원예조직연합회(LTO)’는 3월 16일 BBB의 압도적인 승리는 유권자들이 질소 배출 규제 재검토와 농업분야 지원을 지지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네덜란드 정부는 질소 배출 규제를 비롯한 각종 농업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LTO는 네덜란드에서 3만 5천여 농가 및 농업경영체를 대표하는 최대 농민조직으로, 농식품 분야에 6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회원 축산농가는 비육우, 낙농, 양, 염소, 가금, 말, 토끼 등 축산분야 대부분을 망라하고 있다.
BBB는 네덜란드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반발하여 농민들의 표심을 샀다. 카롤리너 판 데르 플라스 당수는 농업전문기자 출신으로 2021년 의회에 입성했다. 현 정부는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 등 오염물질 배출 감축을 위해 2030년까지 가축 사육두수 3분의 1을 줄인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BBB는 정부 환경 정책에 반대하며 도로에 거름을 뿌리는 시위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농가 반발 초래한 네덜란드 질소 배출 규제
대법원 기능을 가진 네덜란드 국무원은 2019년 네덜란드 정부에 대해 네덜란드의 질소 배출이 EU 규제를 위반하고 있어 과도한 질소 배출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농축산업 외에도 대규모 택지조성, 고속도로 항만 정비 등 많은 경제활동이 질소 배출 규제 제약을 받게 됐다.
네덜란드 환경평가청(PBL)은 2021년 9월 6일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질소 배출량 감축 정책 모델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질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가축 사육두수 감축을 목적으로 농가 생산권 및 용지 매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LTO는 9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의 생산권과 용지 강제 매입에 반대한다며 생산자들은 법적으로 모든 수단을 강구 하겠다고 반대했다. 한편 LTO는 기술혁신, 자발적인 생산지 이전 및 자연 폐업 등으로 질소 배출량의 대폭적인 삭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산자 반대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정부는 암모니아 등 질소화합물의 대기 배출량을 2030년까지 반감시키는 목표를 내세우는 동시에, 목표 달성을 위해 2022년 6월에는 가축 사육 두수의 30% 삭감이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추산 결과도 발표하였다. 이에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대규모 반대 운동이 계속되고 있었다.
BBB는 산성화된 토양에 석회 살포 등의 대책을 통해 경영 규모를 축소 시키지 않고 질소 배출 억제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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