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월 24일로 1년이 지나고, 사료 및 곡물가격 급등으로 세계적 식량위기가 고조되면서, 식량자급률이 낮은 일본에서는 식량안전보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 치중한 수입 의존 체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농협 그룹을 대표하는 ‘일본농림중금종합연구소’는 작년 12월 28일, 식량 안전 보장을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식량안보는, 대부분 곡물 및 사료를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다음은 토론에서 나온 주요 내용이다. 2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우크라이나 문제로 식량 
해외 의존 두려움에 직면


  ‘식량안전보장’이라는 단어는 지금까지 자주 사용되었다. 일본 정부도 ‘식량은 인간의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할 뿐만이 아니라, 건강하고 충실한 생활의 기초로서 중요하다. 따라서, 국민에 대해 식량 안정공급을 확보하는 일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세계적인 인구 증가에 의한 식량 수요 증대, 기후변동에 의한 생산감소 등, 국내외 다양한 요인에 의해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식량 안정공급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비해 평소 그러한 요인의 영향 등을 분석, 평가함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의 구체적인 대응 절차 정비 등을 추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대처를 통해서, 종합적인 식량안전보장의 확립을 도모해 갈 것이다’라고 표명해오고 있다. 그러나 석유 등 에너지 문제와 달리 많은 사람들은 식량안보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로 여겨오지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문제로 정세는 단번에 바뀌었다. 우크라이나는 곡물의 주요 생산국으로, 우크라이나 곡물협회에 따르면 2021년 생산량은 약 1억 600만 톤이었으나 지난해 러시아의 군사 침공 영향으로 약 6,700만 톤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이를 더 밑돌아 2023년 곡물과 유량종자 생산량은 약 5,000만 톤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곡물 생산량뿐만 아니라 군사 침공 후 흑해에 면한 남부 오데사 항구를 러시아가 봉쇄하면서 수출이 정체됐고 이후 유엔과 터키의 중개로 수출이 재개되고 있지만, 협회에 따르면 올 시즌 곡물과 유량종자 수출량은 약 3,000만 톤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세계 곡물 공급량은 부족하고 가격은 치솟아 전 세계에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다.

 

기아 인구 수개월 만에 6,300만 명 증가
2월 24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된다. 작년 3월, WFP(유엔세계식량계획)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기아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WFP에 의하면, 불과 수개월 만에 세계 전체 기아 인구가 2억 8,200만 명에서 6,300만 명이 늘어난, 3억 4,500만 명이 되었다. 이 중에서 5,000만 명이 죽기 직전의 기아 상태에 있는 슬픈 상황이다. 주로 아프리카 저소득국가로, 곡물가격 급등뿐만 아니라 달러화 환율 상승 때문에 식량을 사고 싶어도 외화가 없어 힘든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이 초래한 구조적인 식량부족
특히 아프리카 및 중동에서 식량위기가 심각하게 된 배경은, 세계 밀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밀이 갑자기 멈춘 것이다. 바로 양국의 밀 주요 수출처가 아프리카와 중동이다.
여기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 원래 아프리카는 밀을 주식으로 하지 않고 카사바 등 고구마류와 밀렛 등 다양했지만, 60년대와 70년대 각국 독립 후 미국과 유럽에서 남은 밀이 점점 들어오기 시작해 도시 지역에서 소비되기 시작했다. 채무 문제로 저소득국 농가는 외화를 벌 수 있는 커피 등 상품 작물을 만들고 대신 미국이나 유럽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대규모 농가가 만드는 값싼 밀이 들어왔다. 쉽게 말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남은 밀의 배출구가 되어 수입 의존 체질이 생겨 자급률이 떨어져 버렸다.
21세기 들어 러시아도 수출량을 늘렸는데, 2014년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제재를 계기로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향하던 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옮겨갔다. 아프리카의 밀 순수입량은 1961년의 223만 톤에서 2020년에는 4,740만 톤으로 21.3배로 확대되었다. 이렇게 개도국이면서도 식량 자급자족을 못 하고 많은 것을 수입에 의존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위기라는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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