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전 세계 국가들이 고병원성 AI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 대부분 국가가 고병원성 AI가 만연한 상황이고 일본도 전체 산란계 1억3000만 마리 중 10%가 살처분됐다. 미국 역시 47개 주에서 6000만 마리 이상의 산란계가 살처분돼 일부 주에선 계란가격이 개당 500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이같이 전 세계 곳곳이 AI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고병원성 AI의 발생이 잠잠하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평택에서 마지막 발생 후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는 체계적인 사전예찰과 즉각적인 조치 등 지자체와 정부 방역담당자들의 헌신이 어우러진 결과다. 
방역전문가들은 “과거에는 고병원성 AI 발생농장의 대부분이 농장주의 신고로 확인됐던 만큼 인근 농가까지 전파된 사례가 많았다”면서 “최근 들어 사전예찰에서 AI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주변 농가에 확산되기 전 조치가 취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발생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2022~2023년 겨울철 고병원성 AI의 경우 전체 발생농장 63개소 중 17개소인 27%의 농가가 사전 예찰과정에서 확인됐다. 산란계 살처분마릿수 역시 270여만 마리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산란계농가들의 철저한 방역관리도 뒷받침됐다. 서해안 벨트지역의 경운작업이 단적인 사례다. 국내 AI 발생은 야생철새가 먹이가 풍부한 서해안 벨트를 따라 이동하며 경기, 충청, 전라 지역에 반복 발생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서해안 산란계농가들은 자비를 들여가며 인근 경종농가의 전답까지 대신 갈았다. 철새들은 논밭에 내려앉아 먹이활동을 하는데, 땅이 울퉁불퉁할 경우 잘 내려앉지 않는데다, 작물이 없고 흙만 있으면 새들이 덜 오기 때문이란다.
이같은 농가들의 노력으로 AI 발생이 저감됨에 따라 가금농가를 비롯한 관련 업계의 고통이 줄게 돼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간의 성과가 반갑긴 하지만 경각심 완화를 불러선 안 될 일이다. 철새가 모두 북상해 안전한 시기까지 차단방역을 철저히 해야 하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