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상’ 오히려 불편
베풀므로써
받는 것이 더 많아
그런 의미서 나눔은
행복 찾는 길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매년 연말이 되면 정부가 한 해 동안 봉사 활동을 통해 사회 발전에 공헌한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상을 수여한다. 하지만 정작 수상자들은 ‘봉사상’이라는 것을 불편해 한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신들은 사회적 약자에게 무엇을 베푼 것이 아니라 그 행동으로 인해 더 많은 행복을 얻었음으로,‘준 것이 아니라 받은 것’이라고 소감을 밝힌다. 
얼핏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그들은 한 번 ‘봉사’라고 정의된 그 행동을 한 번 해보면 충분히 이해한다고 한다. 
청룡봉사상 수상자 중 한 주부는 “처음엔 몇 번 장애우 돌봄 관련센터에서 아이들을 씻기고 챙기는 일을 하면서 너무 힘에 벅차서 다음엔 그만 둬야겠다고 되풀이 해서 다짐했던 세월이 벌써 10여 년을 넘었다”고 웃었다. 
“그런데 왜 그만두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내가 그만두면 다음에는 누가 정든 아이들을 챙겨줄까’하는 마음이 커서 다시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단지 그 생각만으로 이어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처음엔 봉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그 생활이 이어지면서 스스로에 대한 존재감과 인간에 대한 자긍심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경건함 등이 차곡차곡 쌓이더라는 것이다. 
나눔축산운동본부는 2010년말 안동발 구제역 파동으로 축산업이 악성가축전염병을 전파시킨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부정적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자 올바른 축산업에 대한 정보와 공익적 가치 실현에 뜻을 두고 그 이듬해 설립됐다. 
구제역 파동은 아이러니하게도 축산업이 농산물 생산액의 40%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축종이 10대 식량 생산부문에 속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축산인들이 인식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고, 그만큼 사회적 책임도 커졌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나눔축산운동본부가 설립된 배경도 바로 이같이 높아진 축산업의 위상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환경과 지역 상생의식을 고취시키자는 축산인들의 자정활동에서 비롯됐다. 
2012년 설립 당시 나눔축산본부는 축산단체와 지역축협, 중앙회 직원들을 중심으로 4614명의 정기회원으로 시작됐다. 축산인들의 자정활동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농가수가 ‘0’이어서 ‘축산인들의 자정’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21년 말 현재 정기후원자수는 1만2583명, 참여농가수는 1152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전국의 139개 일선축협이 모두 참여함으로써 이제는 명실상부한 축산인들의 조직으로 거듭났다. 
나눔축산운동본부가 처음부터 꾸준히 성장해왔던 것은 아니다. ‘나눔’이라는 의미가 특히 생소했던 축산업계에서, 필요성을 인식했지만 방법도 정립되지 않은 데다, 악성 가축전염병이 뜸해지며 관심이 낮아지자 정체기를 맞았던 것이다.  
게다가 축산농가들의 참여 동기를 고취시킬 만한 활동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그저 농협의 하부조직쯤으로 평가되곤 했다. 
나눔축산운동본부가 변곡점을 맞은 것은 2017년 안승일 사무총장의 부임이었다. 그는 “나눔축산운동본부의 역할이 바로 축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전파와 축산인들의 의식 개혁”이라고 규정하고 농협 축산경제, 일선축협, 그리고 축산관련 업체, 농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시작했다. 
축산농가에서 진행해 오던 음악회, 경종농가와의 상생 협력 등의 그동안 활동의 포커스를 더욱 확장시키기 위해 대농가 홍보와 전국적 나눔운동의 활성화를 주도했다. 
소비자단체들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축산업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축산물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축산업의 공익적 가치를 전파하는 나팔수 역할을 해왔다. 
기부금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나눔축산운동 소식지를 만들고, 이달의 나눔축산인 상을 제정해, 전국적으로 나눔축산에 적극 참여하는 기부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동시에 참여를 독려했다. 
각 농협지역본부 내 축산사업단을 지부로 하고, 지역축협조합장협의회장을 지부장으로, 전국에서 농장에 나무심기, 그림그리기 등 환경정화운동과 소외계층돕기 등 지역 상생운동을 활기차게 전개해 오고 있다. 
그 결과 농가들의 정기후원은 물론 축산관련업체, 축산을 떠나 있는 과거 축산인들까지 참여하는 축산업 재건운동이 확산돼 오늘에 이르렀다. 
나눔축산운동본부의 이같은 활동에 힘입어 경북 영주시 까치농장의 송무찬 대표는 2년 연속 매년 한우 1마리 현물기부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또 지금은 축산관련 사업과 무관한 프랜차이즈 대표인 전 축협중앙회 노조위원장 오상현 씨도 400만원의 성금을 선 듯 기부했다. 
그 외에 조합장들의 개별적 기부는, ‘나눌수록 더 커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제는 나눔축산운동본부가 축산업의 한 자리를 꽤 찼다. 이러한 나눔축산운동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기 위해서는,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축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축산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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