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의 ‘더 나은 삶’ 전방위 지원”

생산비용 상승·무관세 수입까지
한우산업 가격 폭락 기반 흔들
시장 혼란·과잉공급 ‘첩첩산중’
생산성 향상·소비촉진 동시에

전국 농협 하나로유통 소매점
온라인 도매유통 ‘라이블리’
축산물 통합구매 확대 등 통해
암소한우 반값 할인 전폭 추진

미래축산, 친환경 여부가 관건
바이오차·신재생에너지 등 박차
‘범농협 상시 방역시스템’ 구축
스마트 축산 현실화 적극 시도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지난해 축산물 생산액은 23조원으로 농업생산액의 43%를 차지했다. 특히 축산업의 대부분 종목이 농업생산액 상위 10대 품목에 위치함으로써 농촌경제의 중심축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조되면서 ‘오염산업’으로 폄훼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때문에 축산업 환경은 각종 규제로 인한 악화일로에 접어들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국제적인 물류에 차질이 생기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곡물가격의 폭등, 환율 불안으로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축산물 생산 원료의 급등으로 축산농가의 삶 자체가 말 그대로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가 촉발한 인플레이션과 물가 상승, 그 물가 상승을 잡겠다며 정부가 주도한 해외 축산물 무관세 수입은 국내 축산물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면서 축산물의 과잉공급을 부추겨 한우산업은 지금 십수 년만에 가격 폭락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민국 축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전국 139개 지역축협과의 연계를 통해 축산업의 미래를 선도할 역할과 의무를 가진 농협중앙회의 안병우 축산경제대표를 만나, 올해의 사업계획과 향후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대응방안을 알아봤다. 

 

“일반인들은 지난해를 1997년 IMF 이후 최악의 해라고 규정했지만 대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최악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향후 2~3년 우리는 아직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대경제 침체기를 겪게 될 것입니다. 

축산업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각종 국제 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그로 인한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꽉꽉 잠그고 있는 상황에서 한우 가격은 사육마리수 증가로 급전직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병우 농협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지난 6일 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국내 축산업의 상황을 ‘암울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12만여 축산농가들과 그 가족들의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는 협동조합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 그는 농협 축산경제의 올해 방향을 축산물 수급안정과 생산비 절감,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산 구현, 축산물 판매기능 강화, 미래형 사업체계를 갖춤으로써 농가의 향후 삶을 보장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 지금 한우 사육마릿수가 350만 마리가 넘어서면서 공급과잉 상태다. 여기에 정부가 물가안정 차원에서 외국산 소고기를 무관세 수입하면서 한우 가격이 폭락하고 있어, 가뜩이나 생산비 상승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가는 생존마저 위태로운 상태다.

“이런 상황을 예상해서 한우협회 등과 ‘암소 감축 14만 마리’를 골자로 한 중‧장기적 한우수급 안정화 목표를 설정했다. 한우 도매가격 연착륙을 유도할 목적으로 한우 암소 비육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1차로 1만7000마리를 완료했다. 올해는 한우협회와 10만 마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격이 하락하는 등 악화된 경제적 상황을 극복하는 길은 생산성 향상에 있다. 그리고 생산성 향상은 비용 절감과 종축개량을 통한 우수한 품종을 개발‧보급함으로써 농가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사료가격을 선제적으로 인하함으로써 민간사료의 동반 인하를 유도했다. 여기에 하천부지 들풀 수거 등의 지원 등 국내산 조사료 재배를 확대함으로써 농가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전개해 오고 있고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깊이 있게 진행할 예정이다.

고령‧소규모 농가가 노동력과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배합사료 소규모 벌크 공급을 위한 거점 조합을 육성한다. 한우개량사업소와 젖소개량사업소를 통해 우수 정액 농가 공급을 확대한다. 돼지의 경우, 우량 종돈 공급 확대를 목표로 종돈장(GP)을 현재 4곳에서 6곳으로 늘린다.”

 

- 암소 비육사업 등 한우 수급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소비 활성화를 동시에 전개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우협회 등에서 농협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농협 하나로 유통 소매점 26개소에서 암소한우 100마리 반값 할인행사를 1차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진행했고, 24일부터 26일 2차로 실시한다. 축산물 온라인 쇼핑몰 라이블리에서도 암소 등심 반값 할인을 실시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소비촉진에 나서고 있다. 

또 17일부터 19일 농협 하나로마트 고양유통센터에서는 한우암소 소비 확대를 위한 ‘안심한우 퀸’브랜드를 론칭한다. 여기에 한우취급 전국 980개소의 하나로마트에서 한우 반값 특별 할인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지난해부터 농축협 하나로마트 축산물 공급사업이 시범적으로 실시됐다. 경제지주 중심의 공급과 조달이 일원화 되면서 효율성이 높아졌다. 통합구매 확대를 위해 무이자자금 지원이 확대되면서 참여 열기도 점차 달궈졌다. 

권역별 미트센터를 중심으로 축산물 종합물류‧유통망이 구축됨으로써 분산된 가공사업을 미트센터로의 일원화가 가능해졌다. 이것은 앞으로 한우뿐만 아니라 축산물 전축종의 수급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 축산업이 미래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은 당장의 현안이다. 어떤 대안이 있나?

“축산물 수급안정이 당면한 시급한 문제라면 친환경은 앞으로 나아가는 존립의 문제다. 탄소중립도 여기에 속하지만 이것은 중장기적으로 풀어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축분뇨 처리와 가축질병 예방은 일반 국민들과 축산농가들이 격리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급박한 문제다. 

농협이 가축분뇨 처리를 위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의도다. 안성목장 퇴비사와 영덕울진축협 생축장을 활용 바이오차 실증사업을 시도함으로써 상용화 시설의 모델화를 꾀하는 것이 그렇다. 

또 SK인천석유화학으로부터 수원화성오산축협‧당진축협에 가축분뇨 처리시설 기술 지원을 받고 신재생에너지 생산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그렇다. 

가축질병 예방 활동 강화를 위해 범농협 상시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것은 신재생에너지사업과 더불어 농협이 친환경축산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업이다. 공동방제단을 통해 소규모 농가와 취약지역을 상시소독하고, 방역차량과 인력풀을 활용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친환경은 사실 그렇게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내 농장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일을 일상화하자는 것이다. 농장관리는 주변 농가와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상생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남을 배려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다. 방취림을 식재하고, 축사에 벽화를 그리고 하는 일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나부터 내 농장을 깨끗하게 관리함으로써 주변으로부터 배척당하지 않는 것이다. 주변 농가와 더불어 사는 삶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 미래 축산에서 ‘ICT’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도입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스마트 축산’으로 정의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이나 ICT기술을 산업에 접목시킴으로써 노동력을 절감하고 상황에 보다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효율적 관리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농가 개인이 할 수도 있지만 이같은 기술은 중앙회를 중심으로 전국의 일선축협 그리고 농가와 인터넷상으로 연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 가축시장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보급함으로써 악성가축질병이 발생했을 때도 중단되지 않아 업무에 차질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 

또 NH하나로목장 앱을 통해 축산물 생산과 유통, 컨설팅까지 전 분야의 정보를 농가가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어 농가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축산업을 둘러싼 주변 환경은 결코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산업이 농촌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산업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물론 자연 환경을 훼손하고 동물을 학대하는 부도덕하고 몰인정한 자세에서 벗어났을 때의 이야기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협동조합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농협은 이러한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해 왔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축산농가들의 버팀목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지역축협을 중심으로 협동하고, 그 힘이 다시 중앙회와 연계되었을 때 그 파괴력은 배가 될 수 있다. 

현장의 어려움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점도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뜻을 모으면 지금과 같이 어려운 상황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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