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민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시장 불안요인 여전…가격 인하엔 어려움



국제 곡물가격·환율 안정 속
가격 인상 요인 여전히 상재
러-우크라 침공이 중요 변수
이상기후로 생산 불안 문제

미국 공격적 금리인상 지속
글로벌 경제 침체도 가속화
우리도 ‘3高 현상’ 고전할 듯
민·관 상생협력이 중요한 때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도를 이제 마무리하고 2023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시장 전망은 암울하다. 지난 3년간 이어져 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는 세계 경제를 위축시키고, 에너지는 물론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사태를 촉발하게 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여건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순간에 전 세계를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전란으로 인해 주요 곡물 공급국인 우크라이나의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길이 차단되고 서방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곡물 수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곡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곡물을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세계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야만 했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은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면서 통화 긴축 정책을 펼쳐 기준금리를 대폭 끌어올렸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발맞춰 세계 각국도 앞다퉈 금리를 인상했다. 고금리에 세계 증시는 가라앉고 달러 가치는 큰 폭으로 올랐으며 고물가에 실물경제는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주요 곡물 수입국들이 곡물 가격 폭등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역시 곡가 폭등에 시달려야 했다. 
식료품 및 축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자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7월 6.3%까지 치솟았으며 11월까지 평균은 5.1%로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는 크게 줄었으며 축산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공급 과잉 현상에 축산물 도매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사료 가격은 계속해서 인상되어 축산농가의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축산물 무관세 수입 정책 역시 국내 축산물 시장을 더욱더 위축시키는 계기가 됐다. 급기야 축산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가축 질병 역시 예외는 아니었으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최근에는 고병원성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2022년은 우리 모두에게 녹록지 않은 한 해였음을 절감하면서 배합사료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를 점검함과 동시에 2023년 한 해를 전망하고자 한다. 

# 2022년 점검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 자료를 토대로 2022년 한 해의 배합사료 생산 실적을 살펴보면 1월부터 11월까지 집계한 양축용 배합사료는 1953만 톤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20년 동기 대비 2.4% 증가함은 물론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축종별로 살펴보면 양계용 배합사료는 559만4000톤으로 2020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는 2.3% 증가했다. 양돈용 배합사료는 639만2000톤으로 2020년 동기 대비 1.8% 증가함은 물론 전년 동기 대비해서도 1.7% 늘었다. 고기소용 배합사료는 515만3000톤으로 2020년 대비 12.7% 증가함은 물론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 
젖소용 배합사료는 111만7000톤으로 2020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는 0.4% 감소했다. 기타 가축용 배합사료는 127만7000톤으로 2020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축종별 배합사료 추세를 살펴보면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양계용과 기타 가축용 배합사료 생산량이 줄었으나 그 외 축종의 배합사료 생산량은 증가했다. 전년도와 비교해서는 젖소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축종에서 배합사료 생산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곡물 가격 급등으로 사료 원료비가 큰 폭으로 올랐으며 원재료 가격의 상승은 고스란히 배합사료 가격으로 전가됐다. 관세청 통관 자료를 토대로 사료용 원료의 주요 품목인 옥수수, 소맥, 대두박의 통관가격을 살펴보면 옥수수의 경우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평균     가격은 톤당 356.99달러로 2021년 연평균 가격 대비 31.3%, 2020년 연평균 가격 대비 78.0% 올랐다. 
소맥의 경우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평균 가격은 톤당 341.67달러로 2021년 연평균 가격 대비 23.7%, 2020년 연평균 가격 대비 53.2% 올랐다. 대두박의 경우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평균 가격은 톤당 549.90달러로 2021년 연평균 가격 대비 18.2%, 2020년 연평균 가격 대비 49.3%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월별 배합사료(공장도)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양계용 배합사료의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평균 가격은 kg당 594원으로 2021년 평균인 473원보다 25.6% 올랐다. 
9월 662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10월 661원, 11월 657원으로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양돈용 배합사료의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월평균 가격은 kg당 747원으로 2021년 평균인 616원보다 21.3% 올랐다. 9월 811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10월과 11월 803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고기소용 배합사료의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월평균 가격은 kg당 557원으로 2021년 평균 462원보다 20.6% 올랐다. 고기소용 배합사료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으며 11월 가격은 614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젖소용 배합사료의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월평균 가격은 kg당 635원으로 2021년 평균인 531원보다 19.6% 올랐다. 젖소용 배합사료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으며 11월 가격은 7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 2023년 전망
가축 사육 마릿수 및 배합사료 생산 전망과 관련해서 생산비 상승에 따른 부담감은 농가의 사육 의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지만, 전 축종의 사육 마릿수는 평년 대비해서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겠다. 
한우의 경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축산 시장에서 적절한 수급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축종별 배합사료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곡물 선물가격의 폭등세가 완화되면서 최근 통관되어 들어오는 사료 원료 가격이 하락하고 환율도 다소 안정을 되찾음에 따라 사료업체들은 하나, 둘 사료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 요인은 산재해 있어 쉽게 가격을 내리기 어려운 국면에 처해있다. 
2022년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던 국제 곡물 가격이 대폭 꺾이긴 했으나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가격대에 머물러 있으며 가격을 끌어올릴 만한 요소들은 상당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계속해서 중요한 변수가 되겠으며 이상 기온에 따른 주요 국가들의 곡물 생산 전망 불확실성도 문제가 될 것이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했을 때 애그플레이션의 위기는 좀처럼 사그라지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으며 국제 시장에서 사들이는 옥수수, 소맥, 대두박 등의 사료 원료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은 구조가 됐다. 
2023년 세계 경제 전망은 상당히 어둡다. 2022년에 이어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 잡기에 온갖 힘을 쏟게 될 것이다. 미국은 계속해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며 주요 국가들도 동반해서 금리를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며 안전자산으로 투기 자금이 몰리면서 증시는 하락하고 달러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高 현상’이 세계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게 되겠으며 우리 경제도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3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이 17조3574억 원으로 확정되어 전년의 16조8767억 원 대비 4807억 원이 증액됐다.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 작물 직불제와 가루쌀 산업화 지원 예산을 신규로 편성했다. 
농가 경영 안전망 확충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가축 사료 구매자금 지원 예산도 편성됐으나 2022년 특별사료구매자금 지원 당시의 금리인 1.0%로 낮추지 못하고 그 전 단계 수준인 1.8%로 회복시켜 놓은 점은 축산농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 세계적 공급망 불안과 같은 위기 상황을 대비하여 민간기업의 해외 식량 공급망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도 마련됐다. 식량안보의 강화는 축산 안보를 강화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배합사료 시장과 축산 시장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으며 상생과 협력을 통해 2023년에 불어닥칠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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