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저지종(Jersey) 육성 사업이 올해 들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품종 다양성과 낙농가의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저지종 육성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자체 가운데서는 경기도가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저지종 육성 사업에 돌입한다. 
경기도는 지난해 관내 생명기술연구소에서 저지종을 육성중인 서울우유와 업무 협약을 맺은데 이어 저지종 육성 보급을 위한 공청회를 통해 향후 계획을 구체화했다. 경기도는 3월부터 시험연구 사업으로 저지 종의 정액 및 수정란을 농가에 보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 농가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전 세계적으로 사육되는 주요 젖소품종은 홀스타인종, 브라운스위스, 저지종, 건지종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홀스타인종을 주로 사육하게 된 배경은 이 품종 가운데서 홀스타인이 산유량이 가장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유량이 농가 소득과 직결되기 때문에 같은 조건에서 어떠한 품종에서 원유를 생산하느냐에 따라 소득이 결정된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홀스타인이 가장 적합한 품종으로 선택되면서 수십 년간 단일 품종에서 원유생산이 이뤄졌다. 
저지종은 영국 해협에 있는 저지섬이 원산지로 영국산 소와 인근 지역 소의 교잡으로 확립된 연한 황갈색을 가진 젖소품종이다. 저지종은 홀스타인종보다 체격이 적은 소형 유용 종으로 유지방 및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홀스타인과 저지종을 비교하면, 홀스타인이 압승이다. 일단 저지종은 체중과 체고가 작으므로 유량 역시도 홀스타인에 비하면 70% 수준이다. 
번식 측면에서는 성 성숙 시기가 홀스타인과 비교하면 2개월 정도 빠르고 수태율이 높다는 보고가 있으나, 생산 농가 입장에서는 큰 메리트가 없다.
또 송아지 생산 측면에서도 저지종이 불리하다. 저지종 육우는 홀스타인에 비해 연도가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으나, 성장이 느리고 도체와 정육 중량이 적기 때문에 육우 농가들이 사육을 선호하지 않는다. 마블링은 홀스타인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홀스타인과 다르게 다양한 장소에서 침착되기 때문에 도체 손실률이 더 큰 것으로 해외에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원유 생산체계에서 저지종 제품 생산은 쉽지 않다. 저지종의 유지율, 유단백질 등의 함량은 홀스타인종에서 생산된 원유보다 높아 음용유보다는 가공유 제품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대량생산체제에서는 저지종의 특성을 살린 제품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다. 
생산부터 가공까지 이어지는 목장형 유가공 내지는 소규모 유가공에서는 가능하겠지만, 대형 유업체에서는 단일제품 생산이 어렵다. 
그런데도 저지종 육성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사료섭취량이 홀스타인종보다 적어 분뇨 배출량이 줄고 정부의 탄소 중립 기조에도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원유 용도별 차등 가격제 시행의 목적과 같이 유가공품 시장의 확대를 통한 낙농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힘을 보태고 있다. 
단순히 이 같은 논리로 현장과 동떨어진 품종 다양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서 산업에 도움이 될리는 만무하다. 진정 위기의 낙농산업을 위한 정책을 펼치려거든 더치밀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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