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동해 한국양계농협 팀장


예년보다 빠른, 강한 전파력…‘이상 AI’ 대처가 관건

#산란계
AI가 가격 조정하는 이상 현상
예년 비해 피해 훨씬 더 클 듯
소비량 증가 안전성 요구 급증
자조금, 노계도태 지원 바람직

#육계
곡물가격 폭등 사료비에 반영
인건비 등 각종 비용 동반상승
정부, 무관세 수입까지 단행해
외국산의 국내시장 공략 길 터


#종계
육용 종계 사료 생산 증가추세
종계 수수는 이미 포화상태에
장기적 불황 타개 전략이 필요
품질 좋은 종란·병아리 생산을

#방역
농가마다 차단방역 한계 도달
오리는 양계보다 환경 더 열악
수천억의 보상·동물 복지 문제
세심하고 철저한 원칙 준수를

 

매년 반복되는 고병원성 AI 발병 여파로 많은 변수가 작용해 우리 양계산업을 제대로 전망하기는 어렵다. 올 겨울 고병원성 AI의 위험도가 예년에 비해 3.6배가 높은 상황인데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안개 속에 수집된 자료를 중심으로 2023년 양계산업을 전망한다.
먼저 올해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특성을 보면 강한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로, 특이할 만한 점은 예년에 비해 약 16일 이른 10월 17일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도 예년보다 일찍 발생했다.  
2023년 양계사업은 향후 HPAI 추가 발생 상황 및 살처분 범위 확대 여부에 따라 그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 산란계
2022년 산란계산업은 연초 HPAI로 시작하여 2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이어지면서 국제 곡물가격 폭등으로 사료가격이 3~5차례 올라 전년 대비 40~50% 인상되고 인건비 등 비용이 증가하여 계란 생산비가 50~60% 상승하였다. 다행히도 HPAI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타 축산물 가격상승으로 생산비 이상의 수취가격을 유지하였지만 하반기 들어서 원가 수준에서 거래되었다가 AI 발생 이후 수급불안으로 다시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병아리 입식수수는 전년 대비 20%가 늘어난 상태이며 2023년 1월 산란계 사육수수는 전년에 비해 5.4% 증가한 7681만수로 추정되어 계란 생산 잠재력은 높을 것으로 전망되나 질병 발생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로 계란 생산량은 예상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 10월부터 발생한 HPAI 여파가 어느 정도 미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웃 일본의 발생사례를 참고하면 예년에 비해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되어 계란 수급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소비 측면에서 보면 계속되는 수출부진, 경기침체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계란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기상황은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의 삼고 속에 살고 있으며 내년의 세계 경제는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행히도 12월 예상보다 낮은 금리와 속도 조절이 예상되고 있어 고금리 정책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계란 소비량은 매년 3% 정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2022년 미국의 1인당 계란 소비량은 우리보다 약 20개 많은 288개로 추정된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양계산물을 생산하는 것은 양계인의 당연한 책무이며 계란 홍보를 꾀하여 소비를 증대시키고 수급안정을 위해 양계인의 일치된 노력도 당연한 의무이다. 이러한 일을 추진하기 위해 재원 마련이 필요한데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계란자조금의 활성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양계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단결된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사분오열된 현시점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버리고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계란 수급안정을 위한 정책의 하나인 노계 도태 지원사업을 위해서라도 계란자조금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산업은 우리가 지킨다는 인식으로 단결할 때 정부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 육계
2022년 육계분야도 러-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곡물가격 급등으로 배합사료 가격이 인상되고 인건비, 유류대 및 운송임 등의 상승으로 생산비가 크게 올랐다. 
정부에서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닭고기에도 할당관세를 적용하여 닭고기 8만2500톤을 전량을 수입하였다. 이 물량을 포함하여 2022년 총 수입된 닭고기 물량은 10월 현재 16만3801톤으로 2021년 누계 대비 31.3%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렇게 수입된 물량은 국내 생산량의 25~28%에 해당하는 양이다. 2022년은 사료 및 병아리가격 상승, 소비감소 등으로 계열업체가 입식을 제한하였으나 이러한 요소가 해소되면 입식수수는 어느 정도 증가할 수도 있다. 2023년 1월부터 미국의 FTA 협정 관세율은 미미하지만 철폐되어 경쟁력을 갖춘 미국산 닭고기가 더 수입되어 국내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EU국의 관세도 2024년 철폐되면 더욱 많은 수입산이 들어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고병원성 AI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종계 공급과 병아리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속단하기엔 이르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고무적인 점은 코로나 19의 단계적 회복으로 일상이 점차 회복되면서 닭고기 수요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15일 닭고기자조금 제도의 부활 합의로 다소 안정적인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비를 낮추고 국내산 닭고기의 장점을 홍보하고 소비자 구미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는데 더욱 주력해야 할 것이다.

 

# 종계
육용종계는 2020년 725만 수, 2021년 719만 수가 입식되었으며 2022년 3/4분기에는 516만 수로 전년 동기에 비해 3% 줄었으나, 육용종계사료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하여 종계수수는 이미 포화상태다. 종계 생산성 향상과 닭고기 소비감소를 고려할 때 적지 않은 물량이다. 
HPAI가 종계농장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적정 사육수수를 유지하고 장기적인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실정이며 거래처가 요구하는 품질 좋은 종란과 병아리를 공급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22년 산란용 종계 입식수수는 3/4분기 누계 33만3100수로 전년 동기 대비 51.6% 감소하였으며 종계사료 생산량도 20% 감소하였다. 실용계 병아리 입식수수는 전년 3/4분기 누계 4156만 수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수수로 계란 생산 잠재력은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차단방역 철저 기해야
올해는 HPAI의 혈청형 H5N1은 강독 바이러스라 폐사율이 높다고 하는데 농가마다 차단 방역에 한계가 있어 걱정이 앞선다. 특히 오리는 양계에 비해 사육환경이 열악하고 가설건축물이 3/4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남북에 70%가 분포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 오리사육 규모가 우리의 10% 정도라고 하는데 발생건수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AI의 살처분 보상액으로 매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이 소요되고 살처분에 따른 동물복지문제까지 안고 있다. 합리적인 사육 휴지기 보상제와 현대화 시설지원 그리고 현실감있는 보상대책, 백신접종, 폐업보상, 전환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년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피해 규모를 볼 때 원인 규명을 위한 보다 철저한 역학조사를 통해 재발 위험성을 대비하고 모두가 안정적인 사업경영을 위해 원칙을 준수하며 더욱 세심하고 철저한 방역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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