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페인산 121만여개
미국산 다 못팔고 폐기처분
산업 붕괴 외국 종속 부채질
“혈세 낭비 전형…절대 반대”

정부가 또다시 계란 수입을 강행해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미국산 신선란 수입 장면.
정부가 또다시 계란 수입을 강행해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미국산 신선란 수입 장면.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정부의 신선란 수입에 대한 양계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양계협회는 지난달 26일 ‘대책 없는 계란 수입 절대 반대’란 성명을 내고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선 지난달 23일 정부는 고병원성 AI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1월 중 스페인산 신선란 121만 개를 시범 수입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수급 상황에 따라 추가 수입을 검토한다고도 했다.
이같은 정부 방침에 양계업계는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에도 가격안정이란 명목으로 미국산 계란을 수입했다가 다 팔지 못하고 폐기 처분해 1500여 억 원의 국민세금을 낭비했던 정부가, 또다시 계란을 수입하는 것은 양계농가를 붕괴시키고 계란의 외국 종속을 부채질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12월 현재 계란가격은 판당 6717원으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계란 생산량 역시 전년 동기보다 많은 상황이다.
양계협회는 “고병원성 AI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12월 27일 현재 전체 사육마릿수의 2%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이미 살처분된 숫자를 제하고도 전년 동기 대비 약 5% 많다”며 “통계상에서도 올해 1/4 분기 국내 큰 알 생산량이 전년 대비 약 3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지는 등 정부의 계란 수입 명분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밝혔다.  
농촌경제연구원도 지난해 12월 1일 기준 산란계 사육마릿수가 전년 대비 4% 증가한 7552만 마리로 계란 생산량은 전년 대비 2% 증가했고 올 초에도 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AI가 창궐하고 있는 유럽에서 과다한 예산을 들여 계란을 수입하는 것은 방역관리 포기이자 혈세낭비라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최근 국내 산지 계란가격이 특란기준 판당 4920원인데 이보다 4배 많은 판당 2만 원을 지불하면서까지 계란을 수입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양계협회는 “이같이 밀어붙이기식으로 계란 수입을 강행하는 정부의 행태는 국내 산란계산업에 씻을 수 없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며 “계란수입 대신 산업이 안정화될 수 있는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 유능한 정부로 거듭나라”고 강조했다.     

안두영 산란계협회장도 “계란은 병아리 입식시기와 양 조절, 노계 도태시기 연장 등으로 생산량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면서 “무분별한 계란 수입과 세금 낭비, 농가 말살 정책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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