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 슬림화ㆍ자회사 혁신ㆍ축산경제대표 직선 추진

 
“농협은 지금 농민조합원은 물론 농민단체와 정부, 국민까지도 농협을 비판하는 매우 어려운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과감한 개혁과 변화를 통해 희망찬 미래를 설계해야 합니다. 이를 결코 남에게 맡길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힘을 냅시다. 제 한 몸 바쳐서 농협을 구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전체 농협이 중심이 되는 희망과 꿈이 있는 농협을 건설하겠습니다.”
구랍 27일 오후 농협중앙회 1층 대강당에서 열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기호 4번 최원병 경북 안강농협 조합장 후보가 밝힌 기조연설의 첫 마디다.
제4대 민선 농협중앙회장으로 새 농협을 이끌게 된 최원병 새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의 총체적 개혁을 위한 운영 방향을 다섯가지 줄기로 요약했다.
신년사 통해 나타난 최 회장의 향후 농협 운영 방향은 회원농협 종합지원본부 신설을 통해 회원조합에 대한 지원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과 농협 유통사업의 총력 추진, 상호금융대표이사제 도입, 농업인 조합원의 권익향상과 복지증진 노력, 성과주주의의 정착 등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낮은 농협’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지금까지 농협중앙회는 회원 농협 앞에서 높은 지위였다”면서 “항상 낮은 자세로 조합장님들의 뜻을 받들어 농협다운 농협, 신뢰받는 농협, 하나 되는 농협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유통사업발전기금을 조성해 조합 손실을 대폭 경감시키겠다면서 임기 내에 농협 유통사업발전기금을 현재의 두배인 5조원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계약재배 등을 확대시키고 중앙회와의 매칭사업 등을 늘려 중앙회가 조합의 사업을 책임지고 보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1~3대 민선 회장이 모두 구속과 함께 사법처리 되는 등 실추된 농협 이미지 회복을 위해 최 회장은 ‘신뢰받는 농협’을 거듭 강조했다. 최 회장은 “조합장, 농민단체, 학계를 망라한 (가칭)농협 개혁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해 각종 혁신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약을 통해서도 △임직원윤리강령기준 강화로 청렴한 농협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포부와 함께 △중앙회 슬림화와 자회사 운영 대혁신 △이사회 기능 정상화로 독단경영 폐단 일소 등을 내걸었다.
농협의 지배구조와 감사시스템에 대한 외부의 날카로운 지적을 의식한 듯 농협 개혁을 가로막는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받고 있는 감사 선출과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서도 세부적 입장을 피력했다. 현재 농협중앙회의 감사위원회는 6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되는데, 감사위원은 회장과 사업전담대표, 전무이사를 제외한 이사들이 자신들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임명된다. 위원 6명 가운데 적어도 3명은 조합장 출신 이사가, 나머지는 사외이사가 맡도록 비율이 정해져있다.
최 회장은 “감사직을 조합장 직선방식으로 바꿔 중앙회장 및 집행부의 경영을 견제하고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확립하겠다”면서 “아울러 이사회 기능을 활성화하여 중앙회 집행부를 견제하는 한편 중앙회장의 독단 경영의 폐해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 회장은 “회원 농협의 의견이 중앙회 운영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지역조합장의 시도회장직을 신설해 일선 조합장의 의사가 충실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견발표에서 최원병 회장이 가장 먼저 밝힌 부분은 바로 조합 합병 문제였다.
최 회장은 “일방적인 조합 합병 추진을 전면 중단하겠다”면서 “중앙회 경영 진단에 의한 일방적인 합병 추진은 중단하고 회원 농협의 자율의사에 맡기되 합병 조합의 지원자금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60억원으로 늘리고 상환기간도 10년으로 연장해 경영이 건실화 되도록 집중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중금리보다도 낮아 일선 조합들의 개선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호금융의 정기예치금리도 상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상환준비예치금상환금리는 최소한 시중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더 높게 지급해야한다”면서 “회장에 당선되면 상환분비예치금 금리를 즉각 1%이상 올리겠다”고 소견발표를 통해 밝혔었다.
또 “농협의 정체성에 위배되거나 전망이 불투명한 중앙회나 자회사의 사업과 조직은 슬림화 차원에서 과감히 통폐합해 조합지원과 신성장동력 부문에 집중배치하겠다”고 언급했다.
축산경제부문과 관련 최 회장은 사료안정기금 설치와 사료의 해외개발 수입을 통해 양축농가의 경영부담을 덜어줌으로써 농협이 우리 축산업을 지키는 보루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축산경제대표 선출을 조합장들 의견을 수렴해 직선제로 바꾸겠다”면서 “반드시 이를 해결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자회사 운영의 대혁신을 거듭 강조하면서 현재 27개에 달하는 농협중앙회 자회사 가운데 최소한 7개는 능력 있는 조합장을 사장으로 발탁해 운영토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원 조합에 대한 중앙회의 무이자 자금 지원도 대폭 손질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최 회장은 “회원조합 자금지원에 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특정지역이나 특정조합에 자금이 편중되는 현상을 해소 하겠다”고 밝혔다.
옥미영 기자 omy@chuk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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