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ASF 발생으로 전 세계가 골머리를 썪고 있다. 5일 현재 발생국가는 아시아 15개국, 아프리카 30개국, 유럽 16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아메리카 2개국 등 총 64개국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 양돈장에서 최초 발생한 후 현재까지 총 27건이 발생했고 야생멧돼지에서도 9월 20일 기준 2661건이 확인됐다. 올해만 해도 강원 홍천·양구·춘천, 경기 김포·파주 등 6건이 발생해 다시 확산되는 추세로 전국이 위험권에 놓인 상황이다.
문제는 ASF가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는 등 양돈산업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질병임에도 불구, 아직까지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백신이 없다는데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앞다퉈 백신 개발에 나섰고, 국내 동약업체들도 ASF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미팜의 경우 미국 농무부에서 도입한 백신주 ‘ASFV-G ΔI177L ΔLVR’에 대한 공격 실험결과 안전하고 우수한 방어력을 확인했다. 케어사이드는 스페인 국립연구소와 함께 ‘ASF 약독화 생백신’ 후보주를 개발해 안전성과 방어능을 입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ASF 백신 개발에 적극적이어야 할 방역당국은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백신과 백신 제조시설에 대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달라는 업체들의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다.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ASF 백신 개발에 적극적인 베트남 정부와도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인프라는 또 어떠한가. ASF 백신의 연구·시험·제조는 모두 BL3 시설로만 제한돼있는 반면 국내엔 BL3급 시설이 단 2개에 불과해 연구개발에 발목이 잡혀있다. 또 국내 야외 임상시험도 어려운데다, 해외 임상시험 목적의 샘플용 백신을 BL3에서 생산할 수 없어 해외 공동연구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ASF 백신을 생산해 전 세계로 공급하는 나라는 백신 주권 확립과 함께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만큼 세계 각국은 백신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 규제를 풀고 지원은 강화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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