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 주연농장

시장 경제 논리에 맞는 사육방식 도입

저점일 때 구입 고점에 판매
사육기간 다 채워지지 않아도
과감하게 도태하는 것이 비결
한우사육 최종의 목표는 수익

장기 비육하는 것이 능사 아냐
농장 특성에 맞는 장기 계획을
자금 흐름에 따라서 출하 조절
경영방식 환경 맞게 탄력 운영

배합기 구매해 자가TMR 도입
간척지 분양 조사료포도 확보
사료, 자급자족 시스템도 구축
현재 주변농장과의 교류 활발

주연농장 드론샷.
주연농장 드론샷.
오종윤 대표는 두대의 배합기를 활용해 번식우와 비육우 자가 TMR 사료를 제조 한다.
오종윤 대표는 두대의 배합기를 활용해 번식우와 비육우 자가 TMR 사료를 제조 한다.

 

 

★오종윤 대표가 말하는 성공비결

 

  • 경제성을 따져보고 적기에 출하.
  • 자가 TMR 급여로 사료비 절감.
  •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비에 과감한 투자.
  • 간척지에 34ha 조사료포 확보.
  •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농협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협동조합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삶을 살 줄 알았는데, 알면 알수록 매력 있는 축산업에 뛰어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7년간 잠을 줄여가며 업무와 병행했던 한우 사육, 항상 아쉬움이 남았기에 5년 전 퇴직하고 본격적인 한우 사육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충남 보령에서 한우 3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오종윤 주연농장 대표는 농협에 재직하면서 부업으로 한우 사육을 시작했다. 금융 회계를 전공했던 오 대표는 당시 대부계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게 됐고, 농가들의 종합자금 대출 업무를 맡으면서 담보여건 확인을 위해 많은 현장을 방문하게 되면서 눈이 뜨였다. 

오 대표는 “대출 심사를 위해서는 담보여건을 직접 확인하고, 생산 농가의 현황 및 경제 상황에 대해 정확한 정보가 필요했기 때문에 깊숙한 부분까지 접할 수 있게 됐다”라면서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한우 사육에 관한 관심이 깊어지고, 좋은 기회에 종잣돈을 마련해 한우사육을 시작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경제성 따져 과감한 출하

오종윤 대표는 한우 사육도 시장의 경제 논리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점일 때 사들이고 고점일 때 파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사육 기간이 다 채워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과감하게 쳐내는 게 그의 사육방식의 특징이다. 

그 이유는 “결국 한우 사육을 하는 목적이 소득을 창출하기 위해서인데, 기본 틀에 사로잡혀 원가 계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출하 후에 내 손에 남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라면서 “항상 원가개념을 상기시키면서 최적의 조건일 때 출하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과거 선배들은 출현율에 따른 가격 정산을 목표로 출하 시기를 조절했다면, 젊은 축산인들은 경영 측면에서 순소득의 유무에 따라 출하 시기를 결정지을 수 있도록 원가 계산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라면서 “장기 비육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순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그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한우농가의 자산대비 순익은 10% 수준에 머물러있다. 

오 대표는 “자산가치가 70억이라고 가정할 때 한우농가가 올릴 수 있는 연 소득은 7억 수준인데 이 가운데 재투자를 위한 재원과 부채 상환을 위한 이자 등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 순소득은 훨씬 밑도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70억을 활용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연간 7억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그는 농장의 특성에 맞게 출하계획을 세우고 유연한 사고를 통해 상황에대처해 나가면서 경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때문에 주연농장은 출하 월령을 고정하지 않고, 자금의 흐름에 따라 출하 시기를 조절하면서 1년에 평균적으로 50마리를 시장에 내놓는다. 그렇다고 해서 형편없는 상태에서 출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오 대표는 “항상 청결하게 축사를 유지하는 한편, 개량 측면에서도 큰 노력과 정성을 쏟아붓고 있으므로 조기 출하 개체들도 90% 이상 1+의 성적을 받고 있다”라면서 “1세대 축산인들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투쟁의 역사를 가진 그들의 시대상과 현재 시대상이 다르므로 같은 방식의 경영은 맞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 과감한 장비 투자로 효율성 제고 

한우 사육 초기, 사회생활과 한우 사육을 겸했던 오 대표는 농협의 월급을 고정소득으로 생활하며, 농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대부분 재투자 활용해왔다. 이 때문에 농장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기기를 자가로 보유하고 있는 오종윤 대표. 기기 욕심이 많은 탓도 있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장비들을 빠르게 수급해서 작업하는 것으로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전혀 아까운 투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투자는 필수라는 오 대표이지만 2017년 퇴직을 하면서 고정수입의 부재가 엄청나게 크게 다가온 오 대표는 농장의 수익계산과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의 필요가 절실했다. 

그는 “퇴사를 하고 나니 소득은 줄었지만, 시간은 늘어났다”라면서 “사료를 직접 생산하면 생산비도 줄고 소득도 올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배합기를 두 대 구입해 자가 TMR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자가 TMR이 인기가 없던 시절이라 정보도 부족하고 투자 비용도 상당히 소요됐지만 이마저도 그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했다. 또 간척지에서 쌀 작물을 제외한 타 작물 육성을 권장하던 시절이었기에 운 좋게 간척지를 분양받아 34ha 조사료포도 확보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환율과 해외곡물시장 정보를 수집하면서 앞으로 사료 가격에 파고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할 수 있었다는 오 대표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했다. 간척지에는 1년 내내 옥수수와 라이그라스, 수단, 사료용피를 재배하면서 자급하는 한편, 남는 물량에 한해서는 지역의 낙농가에 공급해 조수입을 올린다. 그 결과 자가 TMR과 자급 조사료 수급으로 확연하게 원가절감을 실현할 수가 있었다. 

 

# 끊임없는 도전으로 경쟁력 강화

농장이 규모화를 이루고 사이클이 완성되면, 안정적인 소득원으로써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는 오종윤 대표. 

40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홀로 힘으로 송아지 23마리에서 일관사육 300마리 규모의 농장을 꾸리기가 쉽지 않지 않았지만, 노력한 만큼 결실을 보여주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다고 말한다. 

12년을 쉼없이 달려온 오 대표는 아직도 목마름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한우산업의 미래환경에 발맞춰 한층 더 성장시키고 고부가가치를 실현할 방법을 지속해서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축사를 활용한 다양한 소득원 창출 노력을 기울이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끝으로 한우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셈이기 때문에 나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산업에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책임의식을 마음속 깊이 품고 있다는 그는 농업농촌이라 할지라도 더는 축산업 허가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현재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종윤 대표는 “나 혼자만 잘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몸소 부딪혀 얻은 결과물을 주변의 한우농가들과 공유하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만 안정적으로 한우 산업이 세대전환을 거쳐 미래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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