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계는 양축가 조합원들의 수족되야

“하루 일과를 시작하면서 오늘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지도계의 자질이 없는 것입니다. 지도계는 조합원을 위해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조합원들이 날 찾기 전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결할 줄 알아야 지도계의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제천축협 지도계 대리 어수원(42)씨의 첫마디다.
어 대리는 누구나 업무가 고달픈 지도계를 희망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누군가는 이 업무를 맡아야하고 이왕이면 조합원들을 가족같이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경기도 안성과 용인, 충북 진천 등 인근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어 대리는 한달에 한두번 집에 들어갔다. 내 지역에서 구제역이 번지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는 생각에 그는 24시간을 관내 축산농가를 돌면서 방역활동을 펼쳤다.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번지면 이 나라 축산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모든 것이 끝이라는 생각에 우선 우리 지역부터라도 청정화를 유지하기 위해 전 임직원들이 방역에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더 이상의 확산없이 종결된 것이 다행”이라는 어 대리는 지도계의 역할이 농가를 대신해 방역도 하고 어느 집 소가 새끼를 낳으면 대신 송아지도 받아주는 것이 아니겠냐며 미소를 짓는다.
관내 2천100여 조합원들을 일일이 내 집처럼 자유롭게 드나들어도 누구하나 어 대리를 제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만큼 어 대리의 얼굴이 알려졌고 조합원들도 그를 남의 식구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축 사양기술은 조합원들이 저보다 더 뛰어납니다. 그런데도 제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조합원들의 수족이 되기 위함입니다. 양축가는 사양기술이 뛰어나다고 해서 다 잘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출하 및 시세를 알리는 정보와 신기술제공, 또는 자금지원 등 조합과 정부시책의 연결고리가 필요하고 그것이 바로 내 역할입니다”
남에게 보이기보다 단순히 사람이 숨쉬며 살아가는 공기와 같은 존재,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지도계 대리 어수원으로 남고싶다는 그는 양축들이 어깨에 힘주고 살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열심히 오늘도 일에 전념하겠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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