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꿀벌집단실종에 우려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연일 매스컴에서 ‘꿀벌 멸종’을 다루며 걱정 어린 시선이 모아진다. 꿀벌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꿀벌은 축산의 축종 중 하나지만 농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인간이 섭취하는 대부분의 식물성 식재료인 속씨식물 번식에 관여하며, 채밀하면서 여기저기 꽃가루를 옮겨 농작물 수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꿀벌이 가져다주는 공익적 가치도 천문학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400여조 원에 이르고 있고, 국내에서는 6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꿀벌이 지난해 겨울부터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꿀벌이 멸종하면 4년 안에 인류가 멸망한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은 차치하더라도 양봉농가는 물론 국내 화훼농가와 과수농가들은 벌써부터 꿀벌의 빈자리를 체감하는 중이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으로 화분매개용 꿀벌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수박·딸기 등 농산물 작황을 걱정하는 농민들의 한숨이 새나오고 있다. 농업 전반에 걸친 2차 피해 확산이 시작됐다.
꿀벌집단실종이 단순히 양봉산업 쇠퇴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꿀벌이 사라지면 꿀을 구할 수 없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꿀벌에게 수정을 의존하는 주요 농작물도 연쇄적으로 붕괴될 것이며, 그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온다. 
양봉농가들의 칭얼거림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기후변화가 불러온 심각한 상황이라는 전제하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꿀벌집단실종을 대하는 정부의 대응이 매우 아쉽다. 꿀벌집단실종 원인은 기후변화로 농업재해에 준하는 지원을 요구하는 양봉산업 종사자들과는 결이 다르다. 이번 겨울이 평년 겨울과 비교해 뚜렷한 온도차가 없다며, 꿀벌응애류를 방제 못한 양봉농가 사육 미흡에 무게를 실었다.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관측되고 있고, 유엔은 꿀벌이 2035년에 멸종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안일한 대처에는 혹독한 대가가 뒤따른다. 
양봉농가 피해 회복과 더불어 꿀벌을 살릴 수 있는 종합대책 마련에 정부가 집중해야 한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