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이 부채질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종봉 구입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벌통 하나에 20만 원하던 구입가가 30만 원을 넘어섰다. 50% 이상 뛰었다.

채밀시기인 5월을 앞두고 있어 4월 내내 종봉 가격은 출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종봉 구입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종봉 분양에도 차질이 생겼다.

경남의 한 양봉농가는 “벌꿀 수확을 위해 강군을 육성하려면 종봉이 필요한데 가격이 너무 올라 부담된다”며 “연이은 대흉작으로 올해 꿀 생산량을 예측 못하는 상황에서 종봉 구입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밀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종봉 구입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종봉은 대부분 농가 간 개인거래로 이뤄지고 있어 가격을 조절할 수 없는 데다, 최근 동해안 산불로 종봉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자체마다 각양각색인 종봉 구입비 지원이 양봉농가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전남과 경북의 경우 등록된 도내 양봉농가에게 종봉 구입비 50%를 지원한다. 종봉 구입가격을 25만 원으로 책정해 이중 절반인 12만5000원을 양봉농가에 지급한다.

전남의 한 양봉농가는 “종봉 구입비 지원을 결정한 관계당국에 감사하다”며 “대흉작으로 어려운 시기 양봉농가에게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종봉 가격 상승은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에서 발생한 꿀벌집단실종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양봉산업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양봉협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꿀벌집단실종으로 사라진 꿀벌은 70~80억 마리로 추산된다. 등록된 270만 벌통 중 54만 통, 20% 가량 소실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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