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가 곡물수출 통제 확대
가격폭등 불구 물량확보 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격화되어 강세 장을 형성했던 곡물 시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 협상을 펼치고 있으며 일부 합의에 접근했다는 소식에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던 소맥 가격이 한 주 사이에 큰 폭으로 가라앉는 상황이 연출됐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제의 소식과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논의 등이 곡물 및 원자재 시장을 진정시키는 요소가 됐으며 치솟았던 국제 유가도 배럴 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휴전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둘러싼 치열한 전투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더 고조시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해 곡물 수출을 중단한 상황이며 러시아는 이번 마케팅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곡물 수출을 제한키로 했다. 러시아에서 곡물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거대 다국적 곡물기업들도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내수 시장에 식품을 공급하는 것 외에는 모든 비즈니스 중단을 결정했다. 우크라이나는 막혀있는 흑해 항로를 피해 서부 국경을 통한 곡물 운송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올해 봄 파종이 제대로 진행될 것인지도 의문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올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파종 면적이 크게 줄어 세계 공급량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곡물 파종 면적이 39%까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전쟁통에 농자재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우크라이나 농가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식량 공급의 불안과 애그플레이션의 공포로 주요 곡물 공급국들은 빗장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으며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식량난을 겪을 위기에 처해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개발도상국들이 이미 곡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가 식량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이미 경고한 바 있다. 
곡물 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연료유 및 비료 가격 등 농자재 가격의 폭등으로 농가의 소득은 불안정해지고 있는 것이 또 하나의 문제가 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한 수출 통제 조치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헝가리는 일찌감치 곡물 수출을 금지했으며 불가리아도 수출 규제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터키 역시 밀가루를 중심으로 한 곡물 수출 통제에 들어갔으며 이집트는 밀, 밀가루, 식용유 등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대두박 및 대두유의 수출 판매 등록을 잠정 중단시켜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호주 동부는 대규모 홍수 사태가 발생했으며 캐나다에서는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 예고 등으로 인해 곡물 물류 흐름도 원활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외 주요 바이어들은 시장 불안으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으며 곡물 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앞다퉈 긴급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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