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 강화 내수보호 차원
일부 곡물공급 국가 수출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됐던 곡물 가격의 급격한 상승세는 소맥을 중심으로 이어져왔으나 최근 들어 상승세가 완화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시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협상 논의에 초점을 맞췄다. 격전 속에서 3차 협상이 종료됐으며 4차 협상도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타협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되자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해 곡물 시장도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 곡물 수급 및 가격 지표는 여전히 곡물 가격을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9일자로 세계 곡물 수급 전망 자료를 내놓았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중단이 수급 전망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소맥과 관련해서 세계 수출량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러시아의 경우 소맥 수출량은 3200만 톤으로 전월 대비 300만 톤 줄었으며 우크라이나의 소맥 수출량도 2000만 톤으로 전월 대비 400만 톤 줄었다. 그에 반해 인도와 카자흐스탄, 호주 등의 소맥 수출량은 확대됐다. 옥수수와 관련해서도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수출량이 2750만 톤으로 600만 톤 하향 조정된 반면 미국의 옥수수 수출량이 6350만 톤으로 190만 톤 상향 조정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 이외에 2년 연속해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남미 국가들의 옥수수 및 대두 생산 전망 또한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브라질의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는 1억 1400만 톤으로 전월과 같았으나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가 5300만 톤으로 100만 톤 하향 조정됐다. 남미 시장의 대두 생산 전망과 관련해서 미국 농무부는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브라질의 대두 생산량 전망치는 1억 2700만 톤으로 전월 대비 700만 톤 줄었다. 아르헨티나의 대두 생산량 전망치 역시 4350만 톤으로 전월 대비 150만 톤 줄었다. 파라과이의 대두 생산량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어 남미 시장의 대두 공급이 감소하는 반면 미국의 대두 수출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수급 전망에서 미국의 대두 수출량은 5688만 톤으로 전월 대비 109만 톤 상향 조정됐다.
수급상의 불안 요인은 계속해서 곡물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발표했으며 2월 평균은 140.7포인트로 전월 대비 3.9%, 작년 동기 대비 20.7% 상승함은 물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소맥 가격 급등에 힘입어 곡물가격지수의 2월 평균은 144.8포인트로 전월 대비 3.0%, 작년 동기 대비 14.8% 상승했다. 팜유, 대두유, 해바라기유를 포함한 식물성 유지류 가격 지수의 2월 평균은 201.7포인트로 전월 대비 8.5%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곡물 수급 불안으로 인해 주요 국가들의 식량 안보는 강화되고 있으며 일부 공급 국가들은 자국의 내수 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을 제한하는 카드도 꺼내 들고 있다. 수입 의존도가 큰 국가들은 흑해에서의 공급 중단에 따른 대체 공급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비축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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