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는 무수한 생물이 살아가고 있으며 식물과 나무들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유용하게 작용한다. 
울창한 산림은 인간에게 필요한 산소공급을 함으로써 우리가 생명을 유지해나가고 있으며 식물의 도움 없이는 인간이 살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산림의 훼손은 인간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인간은 동물의 최후의 포식자로써 가공할 만한 무기와 무력을 사용하는 높은 지능을 소유하고 있지만 동·식물을 무자비하게 다루는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오늘도 자랑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볼 때 누구나 한 번은 우리가 동·식물을 함부로 대하는 것에 대해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말(馬)이 드라마 ‘태종 이방원’을 촬영하는 도중에 사망한 일이 발생하였다. 사람이든 말이든 뛰고 있는 가운데 장애물을 설치해 놓으면 필연코 꼬꾸라져 버린다. 넘어지면 동물들은 머리를 땅에 박게 된다. 
배우가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찍다가 넘어진 말의 고개가 땅에 부딪혀 머리가 꺾여 안타깝게도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말(馬)의 죽음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말은 영리하여 본능적으로 물이나 불, 심지어는 멀리 있는 위험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말은 뛰어난 방향감각으로 한번 경험했던 두려운 물체나 장소는 계속해서 피하는 시각적인 기억능력도 가지고 있다. 
말은 수명이 보통 20년에서 25년까지 사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최고 30년에서 35년까지 사는 말도 있다. 큰 말보다는 조랑말이 오래 산다고 한다. 평균수명 이상으로 생존한 말이 많은데, 오스트리아 빈(Vienna) 수의과대학에는 44세까지 산 서러브레드(Thoroughbred) 암말의 골격이 보존되어 있다. 
아마도 드라마를 찍기 위해 경마용으로 2살에서 5살까지 뛰다가 용도 폐기되어 드라마를 찍을 때 돈을 받고 빌려주는 업주에게 팔려가 불의의 죽음을 맞이한 그 말은 적어도 30년을 살 수 있다고 가정할 때 너무 빠르게 생을 마감한 셈이다. 
말이 쓰러지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장애물을 설치하여 말이 꼬꾸라져 생명체가 꼭 죽어야만 하는가. 다양한 기법으로 더 생동감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 시청자에게 생동감을 주기위해 한 마리의 말을 죽이는 것은 잔인하다. 사람도 그렇게 죽었다고 가정하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노마지지(老馬之智)’의 말처럼 눈(雪)속에서도 길을 찾아내는 말(馬)은 지혜롭고 희로애락이 있는 동물이다. 
동물의 생명은 말이나 사람이나 똑같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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